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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꿈의 ‘레이저 무기’, 전쟁역사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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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로마는 카르타고를 맞아 코르부스(적교)를 선보이며 포에니 전쟁에서 승리했고 영국은 백년전쟁에서 장궁으로 프랑스를 제압했으나 후에 프랑스군이 들고 나온 대포 때문에 패했다.

1차세계대전때는 전차와 독가스가, 2차세계대전땐 핵무기가 전쟁을 종식시켰다. 국내에선 조선 수군이 세계 최초의 철갑선 거북선으로 왜적을 격퇴했다.

이렇듯 전쟁의 향방을 가른 무기들은 세계 전사에 이름을 남긴다. 미래 전쟁의 ‘게임체인저’가 될 무기는 과연 무엇일까. 그 중 하나가 우리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레이저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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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의 레이저포 고에너지레이저이동발사기(HEL MD). [사진=미육군전략사령부/미육군우주미사일방어사령부, 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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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BC방송은 22일(현지시간) 차세대 무기 중 하나로 록히드마틴사의 공중탑재 항공광학 빔 콘트롤(Aero-adaptive Aero-optic Beam Control, ABC)과 보잉사의 고에너지레이저이동발사기(HEL MD) 등 레이저포 두 종류를 소개했다. HEL MD는 지상에서 적 항공기, 미사일 등을 요격할 수 있는 방공무기로 사용될 수 있으며, ABC는 항공기에 탑재돼 운용이 가능한 레이저포다.

레베카 슬레이튼 코넬대 과학기술학부 교수는 NBC에 “50년 뒤 이것이 실제로 유용한 병기가 된다면 매우 놀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개발된 HEL MD는 10㎾ 레이저를 발사할 수 있으나 보잉사는 50㎾까지 출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무기는 마치 게임패드를 조작하듯 간단한 조작을 통해 쉽게 발사할 수 있다고 NBC는 소개했다.

아직 차량 장착이 실현되지 않았으나 보잉사는 향후 2년 안에 차량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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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의 레이저포 고에너지레이저이동발사기(HEL MD). [사진=미육군전략사령부/미육군우주미사일방어사령부, 보잉]


최근 HEL MD는 드론(무인항공기)과 로켓 등 시험물체 가운데 3분의 1인 150개 표적을 타격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노트르담대 항공광학연구소와 함께 ABC를 개발 중인 록히드마틴사도 최근 항공기에 장비를 탑재하고 비행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더그 그래험 록히드마틴 프로그램 개발부사장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비행시험은 우리 ABC포 디자인의 성능을 입증했다”며 “군용 항공기에 고에너지 레이저의 통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레이저포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 대비 성능이다. 지금은 수천달러짜리 드론을 요격하기 위해 수백만달러짜리 미사일을 발사해야 하지만 레이저포는 그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데이브 데용 보잉 에너지체계 국장은 NBC에 “한 컵의 디젤 연료만 있으면 박격포탄이나 드론을 격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 같은 국가들이 사용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와는 크게 대조되는 부분이라며 “그들(이스라엘)은 4000달러짜리 UAV(무인항공기)를 격추시키는데 200만~400만달러짜리 미사일을 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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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행 시험을 마친 록히드마틴의 항공기 탑재 레이저포 공중탑재 항공광학 빔 콘트롤(Aero-adaptive Aero-optic Beam Control, ABC). [사진=록히드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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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전히 한계는 있다. ABC는 전방위 사격이 가능하지만 항공기가 흔들릴 경우에도 목표물을 정확히 조준하는 문제가 가장 큰 숙제로 남아있다.

HEL MD는 배터리 재충전이 문제다. 또 보잉은 정확한 사정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밝히지 않아 사정거리에 대한 의문도 남아 있다.

또한 현재 개발된 레이저들은 에너지의 80%만 열로 변환된다. NBC는 많은 에너지가 낭비돼 이동식 전원 공급에 의존할 경우 장점이 되지는 못한다고 평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레이저포에 대한 대응으로 회전미사일이 개발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회전미사일은 목표물을 향한 진행 방향은 동일하지만 궤적이 달라 육안으로 보지 않고는 사격이 불가능하다.

개발예산이 언제든 편성 중단될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

이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일부 군 관계자들 사이에서 레이저포는 ‘꿈의 무기’였다. 레이저를 무기로 사용하겠다는 발상은 1960년대부터 나오기 시작해 1980년대 냉전이 절정에 달할 무렵, 레이건 행정부가 우주 공간에서 적 탄도미사일을 격추하는 ‘스타워즈’(Star Wars)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구상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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