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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소설 유령의 핵항모]제321회 전투 국가(戰鬪 國家)의 반격!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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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은기·소설·유령의 핵항모>

“해야지요.”

홍기표, 마이크를 집어 든다.

“지금부터 두 가지를 명령한다! 첫째는 긴급 하강이다! 침강 각도는 10도! 모든 밸브를 열고 바다 밑바닥까지 잠수한다!”

두 번째 명령도 나온다.

“밑바닥에 닿으면, 모든 소리를 끊고 침묵에 들어간다. 아니면 남조선이나 양키 어뢰가 날아온다.”

발령실 군관들은 이 두 가지 명령에 더욱 더 공포감을 느낀다.
조금 전의 그 굉음은 동료 잠수함들이 당하는 소리였다고 함장이 아예 단정을 했기 때문이다.

근처 해역
북한 잠수함 8015

세상은 항상 합리적이지만은 않다. 때때로 가장 나쁜 일이, 가장 좋은 일로 연결되기도 한다.
지금이 바로 그런 케이스다.

전연으로 같이 내려 온 동해함대 소속 8015함, 이 함의 후미 쪽에서 지금 난리가 났기 때문이다. 잠수함은 하나같이 다 전방엔 어뢰실을 두고 후미엔 기관실을 둔다. 특히 디젤 잠수함은 후미에 2개의 동력기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나는 디젤 엔진, 또 하나는 대량으로 장비한 배터리 실. 바다 위에 있을 때는 디젤 엔진으로 가고, 바다 밑에서는 배터리의 전기 힘으로 스크루를 돌리기 때문이다. 여기 이 배터리 실에서 땀과 기름으로 범벅이 된 책임 군관이, 연신 기침을 해 대며 마이크를 잡는다.

“함장 동무! 이거이 안 됩니다!”

함장인 오규철 대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안 되는가?”
“예, 전혀 진전이 안 됩니다.”

주 엔진과 배터리 사이의 클러치에 이상이 생긴 건 이틀 전 부터고, 더 큰 문제는 배터리 실 선체에서 물이 샌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물은 이제 배터리 주위까지 적셔, 전해질과 바닷물이 섞일 때 나오는 독한 개스를 내뿜기 일보 전인 상태다.
기관실 군관이 나름대로 분석을 한다.

“요 며칠 계속해서 밤에는 15노트, 낮에는 12노트로 달려 왔잖습니까? 그래서 문제가 생겼나 봅니다.”

오규철 대좌는 기가 막혔다.
자기의 8015함이 전연으로 내려 온 4척 중, 건조 년도가 가장 오래 됐다고 해도, 연식이 그렇게 차이 나는 건 아니다. 그런데 남반부 아래까지 죽어라 같이 내려 와놓곤, 왜 자기 함 만 문제가 생기는가 말이다.

<계속>

기획 ㈜미디어바오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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