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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블랙스톤, 러시아에서 발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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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관련 제재 탓 현지 자문사 계약 갱신 않기로...서방 투자자 러시아 이탈 가속]

세계 최대 PEF(사모펀드) 회사인 미국의 블랙스톤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에서 발을 뺄 태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랙스톤이 러시아 투자 자문사들과의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 조치가 블랙스톤이 러시아 진출을 포기하는 수순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블랙스톤은 3년 전 공동 창업자인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이 100억달러 규모로 러시아 정부가 지원하는 '러시아 직접투자 펀드'의 국제자문위원회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현지 투자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아직 결실을 맺지 못했다.

블랙스톤은 잠재적 거래를 위해 현지에서 드미트리 쿠샤에프 전 ING 러시아법인 투자은행 부문 대표를 선임 고문으로 영입했지만 그와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스톤이 러시아에서 철수하려는 것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면서 서방의 투자자들이 보유한 러시아 내 자산도 동결될 처지에 놓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욱이 러시아 경제는 제재 압박에 침체위기에 처했다.

FT는 블랙스톤이 지난 3년간 러시아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것도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언급한 소식통은 "블랙스톤은 좋은 시절에도 러시아에서 아무 것도 찾지 못했다"며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라면 아무 것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 투자자들의 러시아 투자 중단 움직임은 이미 한창이다. 이달 초에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임원 출신 3명이 러시아에 설립한 사모펀드 회사 DMC파트너가 문을 닫았다. 지난 30년간 러시아의 주요 사모펀드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유럽부흥개발은행(EBRD)도 최근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했다.

FT는 다국적 사모펀드들이 러시아에 등을 돌린 것은 비단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 이전부터 부패와 정부 간섭, 복잡한 사법체제 등을 이유로 러시아 투자를 꺼렸다는 설명이다.

한 예로 미국 사모펀드 회사인 칼라일은 2005년 러시아에서 두 번째 철수를 단행하며 러시아 복귀는 그에 따른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없다고 단언했다.

김신회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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