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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나무 심으면 되레 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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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미국 교수 ‘열대지역 외 반대’ 파격 주장

① 나무 탈 때 탄소 도로 배출

② 산소 만든다는 믿음은 미신

③ 숲이 햇빛 흡수해 온도 올려

“이산화탄소 줄일 다른 노력 필요”


지구를 지키려면 나무를 심지 말자?

열대 이외 지역에 나무를 심어 숲을 늘리면 오히려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주장이 제기됐다. 나무가 온실가스를 형성하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여 지구온난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기존 상식을 깬다.

나딘 웅거 미국 예일대 대기화학과 조교수는 20일 <뉴욕 타임스> 기고문에서 나무가 매년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탄소 방출량의 4분의 1을 빨아들이는 것은 맞지만, 나무에 축적된 탄소는 언젠가는 나무가 죽거나 불탈 때 도로 대기로 돌아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나무가 광합성을 통해 새로 산소를 만들어 낸다는 믿음은 미신에 불과하다며, 아마존을 포함해 모든 숲은 낮에 산소를 만든 만큼 밤에 도로 흡수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숲은 이산화탄소 못지 않은 지구온난화 유발자가 될 수 있다고 웅거 교수는 짚었다. 지구의 온도는 온실가스 만큼이나 태양 에너지의 반사·흡수 정도에 영향을 받는데, 숲의 짙은 색깔은 햇빛 흡수를 높여 지표면 온도를 올린다는 것이다. 그는 “열대 지역에선 나무심기가 지표면 온도를 떨어뜨리지만, 그외 지역에선 오히려 온난화를 발생시킨다”고 말했다.

나무가 내뿜는 가스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도 대기 중 화학반응을 거쳐 오존과 메탄 등 온실가스로 바뀌면서 온난화를 촉진한다고 지적했다. 웅거 교수는 올 초에도 “300여만년 전 플리오세 시기 지구 온도가 2~3도 상승했던 것도 당시 지구를 뒤덮었던 숲에서 나온 휘발성유기화합물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는 결론적으로 “기후변화를 막으려고 나무심기에 귀한 돈을 쓰는 것은 위험성이 큰 나쁜 베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주 열리는 유엔 기후정상회의에서 세계 지도자들이 다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은 계속돼야 하지만, 나무심기가 그 방법이 돼선 안된다는 뜻으로 보인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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