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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北, 전단 살포 중단 위협 등 민감반응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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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단체 대북전단 20만장 또 날려보내

북한이 국내 탈북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중지 여부를 남북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한 양상이다.

세계일보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21일 경기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주차장에서 전단 20만장을 띄워 보내고 있다. 파주=김범준 기자


자유북한운동연합은 21일 오전 11시 경기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예정대로 북한의 3대 세습을 비난하고 남한 경제의 발전 상황을 담은 전단(삐라) 20만장을 대형 풍선 10개에 매달아 띄웠다. 이 단체의 박상학 대표는 사전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지난 8일 보낸 대북 전단은 남서풍을 타고 북한의 원산 일대에 살포됐는데 마침 김정은이 여기에 있으면서 전단을 봤다고 한다”며 “북한 인민이 자유해방을 성취하는 날까지 계속 사실과 진실의 편지를 (북한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탈북단체가 전단을 날려보낸 곳은 임진강을 경계선으로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과 접경한 지역이다. 이민복 대북풍선단장도 올 8월 1000만장 이상의 대북 전단을 날려보냈다. 이 단장은 비공개로 조용히 날리는 반면에 박 대표는 사전에 공개적으로 전단 살포 일정을 밝히고 있어 북한이 여러 차례 신변 위협을 가했으며, 2011년 9월에는 정보기관의 도움으로 아슬아슬하게 남파 간첩의 독침 테러 위험을 비켜간 적도 있다.

북한은 그동안 대북 전단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북측은 지난 13일 남북 고위급접촉 북측 대표단 대변인 담화 명의로 대북 전단 살포를 우리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대북 전단 살포 장소를 타격하겠다고 위협했다. 그 이후에도 북한 국방위원회 명의로 유사한 내용의 전통문을 청와대 앞으로 보냈다. 개성공단 3통(통신·통행·통관)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간 협의도 대북 전단 문제 해결을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지난 2월 남북 고위급 접촉 당시 북측은 상호 비방·중상 중단을 합의문에 넣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의 이런 알레르기 반응은 시대착오적인 ‘세습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생존법이다.

전직 통일부 고위 관료는 “북한이 민간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며 “우리 정부의 고위급접촉 제의에 응할 의사가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명분을 쌓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해석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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