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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김무성 거스른 유승민, 청와대의 이이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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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새누리당, 당내 세력 개편 움직임…내년 원내대표 선출 놓고 갈등 가능성]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유승민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14.2.10/뉴스1


당 지도부 문제로 내홍이 끊이지 않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비해 '김무성 체제'의 새누리당은 비교적 순조롭게 출발한 듯 보인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친정 체제 구축에 맞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내년 원내대표 선출 시점에서 새누리당 내 갈등이 터져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내년 5월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설이 유력하게 돌고 있다. 당 사무총장을 맡아달라는 김무성 대표의 요청을 고사하고 보수혁신위원장에 유력하게 거론되고도 불발된 것이 원내대표 출마에 대한 그의 뜻이 워낙 강해서란 것이다.

그러나 유 의원이 단순히 원내대표 도전을 위해 다른 당직을 고사했다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보다는 김 대표 측과 확실한 선을 긋고자 하는 의도가 더 강해 보인다는 해석이다.

유 의원과 가까운 한 새누리당 의원은 "유 의원이 자신의 이름이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되자 매우 불쾌해 했다"며 "김 대표가 직접 사무총장직을 제안하기 전에 언론에 먼저 흘리는가 하면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통해 의사를 타진하는 방식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으로 느낀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실제 당시 유 의원은 지인들에게 '김무성 밑으로 들어가면 앞으로 미래가 어둡다'는 취지로 격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유 의원에게 당직을 맡기려는 데에는 '김무성 사람'으로 품어 독자 행보를 막겠다는 의도가 들어있다고 본 것이다.

당 내에서도 김 대표가 당권에 이어 사실상 대권 행보에 들어간 가운데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인물로 유 의원을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와 더불어 최근 청와대와 유 의원의 관계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유 의원은 지난 2005년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원조 친박(친 박근혜)'이면서도 2007녀 대선 경선 이후 박 대통령과 멀어져 친박 주류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최근 다시 박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측과 관계를 상당히 회복했다는 전언도 있다.

새누리당의 한 친박계 국회의원은 "청와대 인사가 유 의원이 원내대표가 될 수 있게 도와주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것이 김 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견제로 해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유승민 의원을 품으려 '삼고초려'를 무릅썼던 김 대표의 체면이 잔뜩 구겨졌다. 또한 당직 인사와 보수혁신위원회 인선이 계획보다 늦어져 '김무성호'가 출발부터 삐걱대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받게 됐다. 두 사람 사이에 감정적인 골이 패였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국회로 돌아온 뒤 원내대표직에 도전할 경우 이를 김 대표 측이 지원해 유 의원 측과 맞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대표 측은 이미 세 번이나 원내대표직에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신 바 있는 이 장관에게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한 측근 인사는 "김 대표가 다른 원내대표 후보를 지원하면 결코 원내대표가 되는 것이 쉽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새누리당 의원은 "청와대가 원내대표직을 누가 맡는 지 관심이 큰 데다가 공천을 둘러싼 힘겨루기에서 결코 물러서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 대표 역시 그걸 보고만 있을 리가 없어 내년 봄쯤 양쪽의 갈등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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