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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중국발 'IT황사'에 미·일 강호도 추풍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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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전 세계 IT업계에 '중국발 태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IT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실적부진으로 혹독한 겨울에 접어든 상태다. 반면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뉴욕증시 상장 첫날부터 대박을 터트리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시가총액을 훌쩍 뛰어넘는 기염을 토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가 기술 이전을 등에 업은 중국 IT업체들의 공세에 전통의 IT 강자들마저 두려움에 떨고 있다.

◆MS·소니의 몰락=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MS는 18일(현지시간) 직원 2100명을 해고하고 실리콘밸리 소재 연구소를 전격 폐쇄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지난 7월 발표했던 1만8000명 규모 감원 계획의 제2단계다. 당시 MS는 1만3000명을 해고했다. 내년 7월까지는 2900명을 추가로 해고할 예정이다.

해고된 임직원 중 상당수는 인수합병에 따라 MS에 입사한 옛 노키아 모바일 사업부 출신이다. 업계 관계자는 "MS가 노키아를 인수하며 야심차게 내놓은 스마트폰 '윈도폰'이 기대이하의 실적으로 고전하고 있다"며 "모바일로 급변하고 있는 IT 생태계 흐름을 너무 늦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 IT를 상징하는 소니 역시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소니는 이달 말과 내년 3월 말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소니가 무배당 결정을 내린 것은 1958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이는 2014년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의 실적 전망이 2300억엔(약 2조2196억원) 순손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7월 예상한 연결재무제표 기준 500억엔 순손실보다 더 나빠져 충격은 더욱 커지고 있다.

소니의 실적 악화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 사업의 부진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사장은 지난 17일 도쿄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바일 기기 사업을 15% 축소하고 내년 초까지 1000명 규모의 감원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알리바바, 아마존도 추월='중국판 아마존'으로 불리던 알라바바는 미국 뉴욕증시 상장 첫날 시가총액에서 원조 아마존을 눌러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19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상장된 알리바바(종목명 BABA)의 주가는 38.07% 오른 93.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630억원이나 늘어난 2314억4000만 달러(241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구글(4031억8000만 달러)에 이어 인터넷 기업 가운데 2위다. 시가총액이 페이스북(2026억7000만 달러)을 넘어선 것은 물론 동종업체인 아마존닷컴과 이베이를 합친 것보다 많다. 특히 전날 공모가 기준으로는 시가총액이 삼성전자(178조2000억원)보다 약간 적었으나 거래 하루 만에 삼성전자를 크게 따돌렸다.

알리바바의 주가는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알리바바가 다른 전자상거래업체와 달리 다양한 플랫폼을 운영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의 보호 아래 세계 최대 시장을 마음껏 경영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지적된다.

조성완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알리바바가 이번 뉴욕증시 상장을 통해 엄청난 자금만 조달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알리바바'란 이름을 확실하게 새기는 효과를 거뒀다"며 "나스닥에 이미 상장된 텐센트(SNS), 바이두(검색) 등 중국 인터넷 기업들도 승승장구하며 전 세계 IT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국명 기자 kmlee@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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