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도쿄에서 땅싸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크림 반도를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일본의 수도 도쿄(東京)에서도 수천억원대의 토지 소유권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2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도 미나토(港)구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 부지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1만352㎡ 넓이의 대사관 부지는 소련이 1927년 12월 매입했다. 지금도 등기부에는 지난 1991년 해체된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이 소유자로 등재돼 있다. 인근 상업지역의 1㎡ 당 기준지가(233만엔, 2234만원)를 기준으로 하면 대사관 부지의 가치는 2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소유권 갈등은 소련 해체과정에서부터 시작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련의 분할로 생긴 15개국은 1994년 12월 대사관이나 국영 항공사 사무소 등 외국에 있는 소련의 자산과 채무를 모두 러시아가 인수한다는 협정을 체결했지만, 우크라이나 의회는 이 협정을 비준하지 않은 채 러시아가 소련의 자산을 인수하는 것을 반대해 왔다.

소련의 해체가 완료되기 직전인 1991년 국내총생산(GDP)에서 우크라이나 지역이 점하는 비율을 근거로 소련 자산의 16%를 분배받아야 한다는 것이 우크라이나의 주장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러시아는 2008년 무렵 통상대표부 건물을 재건축하려 했으나 소유권 문제 때문에 실현하지 못한 바 있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상당수 국가는 정부의 재량으로 소유권을 러시아에 이전했지만, 일본은 어느 한 쪽 편을 들지 않은 채 당사자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