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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담뱃값 인상 소식에 대학가 '금연 장학금' 인기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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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0원, 대학생 입장에서는 부담…용돈 아끼기, 건강, 플러스 알파, 일석삼조"

30~40% 이하이던 금연 성공률도 상당히 높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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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고교 3학년 때 학업 스트레스 탓에 흡연을 시작한 대학생 A씨는 최근 다시 한 번 금연을 시도하기로 했다. 지난 학기 학교에서 운영하는 '금연 장학금'을 신청한 이유는 막연히 건강을 위해서였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현실적인 이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바로 담뱃값 2000원 인상이 예고된 소식이 그 이유다. 4500원 안팎이 될 담뱃값이 부담될 수밖에 없는 처지라 A씨는 이번 학기 다시 금연에 도전하고 있다.

대학생 B씨는 지난 4년간 매일 6개비씩 피워온 담배를 이참에 끊기로 했다. 계단을 오르거나 운동을 할 때 호흡이 힘들어 학교 보건소에서 상담을 받은 뒤 금연을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B씨는 "건강상의 이유도 있지만 등록금도 일부 면제 받고 담뱃값 인상 등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도 줄일 수 있어 일석삼조"라며 "금연에 성공해 꼭 장학금을 타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정부가 내년도 담뱃값 2000원 인상안을 발표한 상황에서 대학가에서는 금연에 성공한 학생에게 지급되는 금연 장학금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학생들은 등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금연 장학금을 신청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정부의 담뱃값 인상안 발표 이후에는 장학 혜택 뿐만 아니라 담뱃값 감당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 '용돈 아끼기' 목적과 함께 두 마리 토끼를 쫓기 위해 금연 장학금을 신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2008학년도 1학기부터 '건강증진(금연성공) 장학금' 제도를 도입한 삼육대학교에서 올해 2학기 들어 이 장학금을 신청한 학생은 41명이다. 또 2012학년도 1학기부터 '금연실천 장학금' 제도를 도입한 삼육보건대학교에서는 현재 9명이, 같은 학기 금연 장학금을 도입한 남서울대학교에서는 24명이 현재 금연에 도전하고 있다.

삼육대 보건소 관계자는 "이번 학기에는 추석과 축제 등 때문에 등록을 조기마감해 다른 학기에 비해 신청학생 수는 적은 편이지만 금연교육 시간에 담뱃값 인상을 금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로 꼽는 학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남서울대 관계자도 "금연운동을 위해 교내를 돌아다니다보면 담뱃값이 오를 경우, 학생 처지에서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기 때문에 끊거나 흡연을 줄이겠다는 학생이 많다"고 덧붙였다.

금연 장학금 제도를 운영 중인 대학들은 지역 보건소에서 매주 소변검사와 모발검사 등을 통해 학생의 니코틴 수치를 측정, 3~6개월 동안 금연에 성공하면 다음 학기 등록금에서 20만~60만원을 면제해주는 방식으로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금연기간 동안에는 학교나 보건소에서 일정 일수의 금연교육을 이수하도록 해 학생들의 금연 의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금연 성공시 장학금 20만원을 지급하는 삼육대의 경우에는 매년 평균 52명에게 장학금이 지급돼 장학제도를 신설한 이후 지난해까지 6년 동안 총 314명에게 6240만원을 지급했다. 최근 학생들은 담뱃값 인상 부담에 금연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학가에서 이처럼 장학금을 지급하면서까지 금연을 장려하는 것은 학생들의 건강과 쾌적한 캠퍼스 환경 조성을 위해서다.

또 장학금을 신청하는 학생들은 남학생이 대부분이지만 각 학교별 신청 학생 중 2~3명은 여학생이라는 게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 별개로 1년에 한 번 신청을 받아 6개월 간의 금연기간이 주어지는 수원여자대학교에서는 매년 100명 안팎의 학생들이 금연 장학금에 도전하고 있다. 2009학년도 127명, 2010학년도 94명, 2011학년도 64명, 2012학년도 104명, 2013학년도 118명, 2014학년도 96명 등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금연 성공률은 채 절반이 안 되는 수준이다. 수원여대는 2009학년도부터 2013학년도까지 평균 31.04%의 성공률을 보였다. 삼육대는 17~41%의 흡연 성공률을 보였다. 학교 관계자들은 "처음에는 의지를 갖고 금연 장학금을 신청하는 학생이 많은데 최종 성공하는 학생 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삼육대 관계자는 "금연이 어려운 여러 환경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학생들 대부분은 술을 마실 때 가장 금연이 힘들다고 한다"며 "금연교육에 들어가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효과적인 금연방법 등을 배우는 게 금연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남서울대 관계자는 "경제적인 이유에서 뿐만 아니라 자신과 주변인들을 위해서라도 금연에 성공해 장학금을 받는 학생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들은 대체로 지금까지는 학생들의 금연 성공률이 그닥 높지 않았지만 담뱃값 인상 여파로 금연 성공률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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