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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피케티 교수 "슈퍼 경영자들이 불평등에 한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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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세 통해 세계화 혜택 골고루 누려야"]

머니투데이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교 교수가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특별 초청 강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학경제 이진호 기자


"자본소득의 불균형이 노동소득의 불균형보다 큽니다. 누진세를 반드시 도입해 자본의 불평등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방한 중인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날로 심화되는 부의 불평등을 지적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20일 오후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특별 초청 강연에서 피케티 교수는 "자본소득의 불평등이 노동소득의 불평등 보다 크다"며 "자본소득비율이 높으면 부의 편중이 생기고 이는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저서에 사용된 데이터를 통해 부의 불평등을 논한 그는 "대다수의 선진국에서는 상위 10%가 자본의 50% 정도를 소유하고 있고, 미래에는 70%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하며 "하위층에도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1987년부터 2013년까지의 부는 2.1% 늘어난 반면, 세계 성인 1인당 평균소득은 1.4% 증가에 그쳐 자본소득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그는 "이런 증가세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 알 수 없다”며 “한국도 마찬가지로 부의 편중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케티 교수에 따르면 부의 편중은 날로 증가하는 백만장자의 수와도 무관치 않다. 그는 "거액의 보수를 받는 '슈퍼 경영자'들이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면서 "고액 연봉자들이 부의 편중에 일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는 슈퍼경영자들의 끊임 없는 임금상승 욕구와도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교육도 부의 불평등과 무관치 않다는 의견이다. 피케티 교수는 미국의 상위대학을 예로 들며 "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소득차이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면서 "(많은 학생을 확보한) 일부 대학들이 자본을 독식해 재투자로 소득을 창출하면서 중소 대학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위 1% 주택소유자의 소득경향과 상위 대학교 졸업생들의 소득 평균을 비교해 봤다"면서 "상당히 높은 소득수준이라는 측면에서 공통점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만큼 (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소득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이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중앙은행의 역할도 언급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현재의 맥락에서 중요하고 많은 역할을 하지만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달러를 프린트하는 자체는 쉽지만 "통합정책으로만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 말고 배분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 해결방안을 묻는 질문에 그는 "누진세를 통해 세계화의 혜택을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중국도 재산세 논의가 펼쳐지고 있는 만큼 선진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들까지 반드시 제도를 확립해 모두가 세계화의 혜택을 봐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편, 피케티 교수는 이날 대중강연으로 방한 공식 일정을 마치고 21일 출국한다.

이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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