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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대영제국' 어쩌다 이 지경까지…5가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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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모델로 삼고 있는 나라는 어디?…독립 자금 · 후유증은 얼마나 될까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18일(현지시간) 오전7시(한국시간 오후3시)부터 치러지는 가운데,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관계에 상당한 여진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쟁점과 의문을 다섯가지로 정리한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을까 = 스코틀랜드 독립 운동의 역사는 길고 복잡하다. 현대 들어 그 싹은 ‘철의 여인’ 마가렛 데처 수상 재임기간(1979~1990) 중에 틔웠다. 국유시설 민영화, 복지 중단, 노동조합 해체, 강력한 긴축 등을 수반한 경제정책 ‘데처리즘’이 시행되던 시기다. 이 과정에서 데처 총리는 스코틀랜드를 세제 등 경제개편의 시험무대로 삼았다.

이후 스코틀랜드는 영국 보수당에게 “정치적 황무지”가 됐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표현했다. 스코틀랜드 국민당(SNP)은 1999년 런던의회로부터 권한을 이양받아 독자적인 의회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SNP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노동당 집권 시절에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해 신자유주의(보수주의)를 추종하는 세력이 되었다. 2011년부터 SNP는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다수당으로 떠올랐고 이듬해 독립 주민투표 안건을 밀어붙였다.

▶독립 스코틀랜드는 어떤 형태의 국가될까 = 독립 반대 진영을 중심으로 독립 스코틀랜드는 막대한 국가부채에 시달리는 파산국가에 가깝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헤럴드경제

SNP는 북유럽의 부국 노르웨이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노르웨이는 스웨덴에서 1905년 주민투표를 거쳐 독립한 뒤 인구 500만명의 작은 경제권에도 불구하고 북해 유전 덕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로 성장했다.

스코틀랜드는 인구 530만명에 영국의 북해 유전의 90%를 갖고 있어 노르웨이와 표면 상 흡사하다. 스코틀랜드의 석유 및 가스 수출은 2012년에 490억달러(51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북해유전이 언제까지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이냐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인디펜던트지는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의 모델을 따르지 못할 것”이라며 “노르웨이의 석유와 가스 생산량은 스코틀랜드와 달리 감산추세가 아니며, 덴마크는 부가가치가 높은 제조업 구조를 가졌고, 노르웨이는 자체 통화(크로네)가 있어 외환을 보다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었다”며 경제구조가 다른 점을 지적했다.

독립 찬성 진영은 또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도 가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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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자금은 얼마나? =‘ 북유럽 복지국가’를 이루려면 돈이 얼마나 들까.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재무학연구소는 독립 이후 몇년 동안 복지를 확대하려면 980억달러(102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영국 재무부는 스코틀랜드가 연합왕국(UK)에 남아있을 경우 매년 1인당 2200달러가 더 이득이라고 봤다.

반면 SNP는 OECD 자료에 근거해 스코틀랜드의 1인당 GDP가 3만8069달러로,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스코틀랜드를 제외한 영국 지역과 비교해도 높다며, 탄탄한 재무를 강조하고 있다.

▶독립, 왜 문제인가 =SNP는 ‘완전한 비핵화’를 천명했다. 이는 영국 정부에게 또 다른 골치다. 스코틀랜드의 클라이드만에 있는 트라이덴트 핵잠수함 기지를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하기 때문이다. 30억 파운드에 이르는 막대한 이전비용, 새 후보지 선정 등 후속 작업이 만만치 않다.

주민 530만명, 국토 7만8000㎢의 새로운 국가 출현은 각 국이 몸살을 앓고 있는 분리 독립 세력의 봉기를 불러올 수 있다. 이미 스페인의 카탈루냐, 캐나다 퀘벡 지역에선 분리주의자들의 시위가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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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제에 미칠 타격은 = 경제전문 포천은 17일 독립 뒤 영국 경제는 에너지, 국가부채, 교역, 통화 등 여러 부문에서 더 타격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해유전에서 손을 떼야할 경우 영국의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는 47%에서 95%로 증가가 불가피하다. 이는 에너지 가격 증가, 가처분 소득 감소, 서비스 부문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수출의 12.5%를 차지하는 원유와 휘발유의 98%가 스코틀랜드 몫이 되면서, 영국 전체 수출은 8132억달러에서 7130억달러로 감소가 예상된다.

국가 부채를 영국 혼자 짊어질 경우 GDP 대비 부채비율은 88%에서 99% 늘게 된다. 당연히 국가신용도도 영향을 받는다.

노무라증권은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가 15% 하락해 10년만에 최저인 1.37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운드화 약세는 수입물가 상승을 의미한다. 영국의 2013년 전체 수입은 GDP의 28%인 7830억달러였다. 만일 통화가치가 15% 추가 하락하면 같은 물량을 수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9210억달러로 늘고, 수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3%로 뛴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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