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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대리기사 폭행' 세월호 가족대책委 지도부 전원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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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 등 4명이 음주後 집단폭행… 與野, 세월호 정국에 영향주나 촉각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지도부가 17일 일부 간부의 대리 운전기사 폭행 사건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면서 세월호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야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17일 0시 48분쯤 서울 여의도 KBS 별관 뒤편에서 대리 운전기사 이모(52)씨가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는 김현 새정치연합 의원과 그의 운전기사,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의 김병권(47) 위원장, 김형기(48) 수석부위원장 등 대책위 간부 5명이 있었다. 경찰은 "당시 유가족들과 김 의원은 많이 취한 상태였다"고 했다.

대리기사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호출을 받고 20~30분을 기다렸는데도 이동을 하지 않아 '다른 사람을 부르시라'며 떠나는데 그들(가족대책위 관계자들)이 '태도가 왜 그러냐. 의원님에게 공손하지 못하다'고 했다"며 "말다툼을 하다 폭행당했다. 넘어졌는데도 발로 차였다"고 진술했다.

현장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한 김모(35·의류 가게 운영)씨와 노모(35·동물병원 직원)씨는 "폭행을 말리는 과정에서 우리도 맞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병권 위원장과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은 "행인 2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반박하며 병원으로 이송을 요구했다. 이들은 여의도 성모병원을 거쳐 안산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경찰은 대리기사 이씨와 싸움을 말리다 맞은 신고자 2명 등만을 조사했을 뿐 김 의원과 피의자로 지목된 유족 4명을 조사하지 않고 돌려보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측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사건 관련자 및 위원장단 총 9명은 연대 책임을 지고 모두 자진 사퇴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원내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의 새 지도부가 구성되면 당연히 만나서 특별법 협상을 타결짓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돌발 사건으로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 "가족대책위가 앞으로 어떤 입장을 보일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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