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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유민 아빠 김영오씨 인터뷰 “박 대통령 했던 말 다 기억하는데… 이런 게 국민 모독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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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뜻 반영한다더니 무엇을 위한 정부인지”

“지금이라도 대통령 만나 빨리 일상 되찾고 싶어”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안산 단원고 2학년 유민양 아버지 김영오(47)씨는 17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문제가 끝났다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 혼자만의 생각”이라며 “지금이라도 대통령과 만나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별법은 국민 모두를 위한 법이니 보수단체와 언론의 조롱도 안고 가야 한다”며 “유가족과 국민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안산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향신문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간 단식을 했던 김영오씨가 17일 입원 중인 경기 안산의 한 병원 병실에서 수첩에 메모를 하고 있다.


- 45일 동안 단식했다. 몸은 괜찮은가.

“맥박과 혈압은 정상이다. 단식으로 소진된 근육과 기억력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 밥은 못 먹고 죽을 먹는다.

- 박 대통령이 ‘세월호 정국은 끝났다’는 의미의 말을 했다.

“기대는 접었지만 직접 발언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안 좋았다. 대통령은 전에 ‘유가족들 뜻이 충분히 반영되게 해주겠다’고 했다. (발언을 뒤집은 것은) 국민을 모독하는 것 아닌가.”

- 진상조사위에 수사·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은 삼권분립에 위배된다고 했다.

“10년 이상 법조경력을 지닌 국가위원회 상임위원 1명에게 검사의 지위와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과거 특검법의 특별검사 자격요건과 같다. 특별법이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면 특검법도 삼권분립 위배다.”

- 박 대통령은 ‘외부세력’이 특별법을 이용해선 안된다고 했다.

“유가족들 위하는 사람들은 국민이라고 생각 안 한다는 것인가.”

- 대통령의 강경발언 이유가 뭐라고 보나.

“주호영 정책위의장이 9월2일 3차 면담에서 ‘여당과 청와대를 수사하겠다는 것이냐’고 했다.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려고 방어하는 것이다.”

- 청와대에 호소했던 것을 후회하나.

“후회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만나서 대화하고 싶다. 유가족도 국민도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 정치권의 무능 때문에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동감한다. 교황 방한 전 유가족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합의했다. 재합의 때문에 유가족이 더 힘들다. 가만히 있는 게 나았다.”

- 문제 해결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나.

“대통령 혼자 생각일 뿐이다. 저희 유가족들과 국민들은 끝까지 싸울 것이다.”

- 참사 이후 지금까지 정부를 보며 든 생각은.

“나라가 잘못해서 처참한 피해를 당했는데 거짓말만 하고 감시, 탄압만 한다. 무엇을 위한 정부인지 모르겠다.”

- 추석 후 ‘웃으며 싸울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단식할 때 우는 분들이 너무 많았다. 울며 싸우면 지친다. 보수단체와 언론 조롱도 싸우지 말고 안고 가야 한다. 특별법은 국민 모두를 위한 법이기 때문이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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