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양극화, 문제는 세금이다]전문직 종사자 1만명, 월 소득 200만원 이하 신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직군… “소득 숨겼을 가능성” 지적도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 가운데 지난해 한달 평균 소득이 200만원 이하라고 신고한 종사자가 무려 1만명이 넘었다.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덕흠 의원(새누리당)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9개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업자(곳) 10만1050명 중 한달 평균 200만원도 못 번다고 신고한 전문직 종사자는 1만337명이었다. 이들은 고소득 자영업자로 분류되는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건축사, 변리사, 법무사, 감정평가사, 의료업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이들의 연평균 매출은 2억6700만원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들 중 10.2%는 연소득이 2400만원 이하라고 신고했다.

경향신문

직종별로 보면 건축사는 전체 9557명 중 연소득 2400만원 이하 신고자가 2365명으로 24.8%에 달했다. 다음은 감정평가사(17.6%), 변호사(17.0%), 법무사(12.6%), 회계사(9.2%), 변리사(8.7%), 의사(7.9%), 관세사(7.6%), 세무사(7.5%) 등의 순이었다.

2012년에는 연소득을 2400만원 이하라고 신고한 전문직 종사자가 전체의 9.1%인 9095명이었다.

박덕흠 의원은 “전문직 종사자의 숫자가 늘어난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경제가 어려워진 탓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들 직군의 평균 매출액이 상당히 높은 점을 고려하면 소득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보다 인원과 비율이 늘어난 만큼 소득을 제대로 신고했는지 세무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세청이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지난 8년간 고소득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기획 세무조사 현황을 보면,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무조사를 통해 적발한 탈루액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소득적출률)은 44%에 달했다. 100만원을 벌면 44만원은 세무서에 신고하지 않고 숨겼다는 얘기다. 이 기간 기획 세무조사를 받은 고소득 자영업자는 총 4396명으로 의사와 변호사, 세무사 등 전문직 종사자는 1580명이었다.

<김희연 기자 egghee@kyunghyang.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