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50년 넘도록…' 이웃 괴롭힌 70대 동네조폭 철창행>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민 35명 탄원서 제출…고령에도 이례적 '구속'

(임실=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50년 넘게 동네 주민들을 괴롭혀온 70대 노인이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전북 임실지역 한 마을 주민들은 '동네 조폭'이라 불리는 박모(75)씨의 이름 석자만 들어도 치를 떨었다.

박씨는 자신의 심사가 뒤틀리면 막무가내로 이웃들을 폭행했고 노름판에서 돈을 잃거나 술집에서 주인이 조금만 기분을 상하게 해도 주먹을 휘둘렀다.

폭력과 협박, 모욕, 업무방해 등 1966년부터 교도소를 들락거리며 전과를 쌓아온 박씨는 31범이라는 '화려한' 기록이 보여주듯 이 마을에서 폭군처럼 행세하며 무서울 것 없이 지내왔다.

지난 16일에도 박씨는 술을 마시다가 아무 이유 없이 주민 김모(59)씨와 오모(57)씨에게 시비를 걸고 행패를 부렸다.

박씨의 행태를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던 주민들은 경찰에 신고했지만, 박씨는 출동한 경찰의 가슴을 밀치는 등 공무방해도 서슴지 않고 안하무인의 행동을 보였다.

우여곡절 끝에 경찰에 붙잡혀온 박씨는 고령이라는 점이 참작돼 '무사히' 경찰서를 빠져나갈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는 오산이었다.

마을주민 35명이 박씨의 행패를 더는 못 참겠다며 탄원서를 들고 임실경찰서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경찰은 주민들의 사정을 공감하고 피해 주민 7명을 설득해 추가로 진술서를 받았다.

지난 16일 임실경찰서는 마을 주민들의 탄원서와 진술서를 근거로 오랜 기간 상습적으로 이웃들을 폭행하고 경찰관의 공무를 방해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도 주민들의 탄원서와 진술 등을 검토한 뒤 죄질이 중하다고 판단하고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박씨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1996년 이후 18년 만에 다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는 하도 경찰서를 들락거려 전과기록 시스템이 없었을 때에도 전과기록 문서를 따로 만들어놓았을 정도로 이 지역에서는 아주 유명한 사람"이라며 "주민들의 원성이 워낙 커 법원에서도 구속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chinaki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