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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박대통령, 사실상 여당에 ‘지침’ 강경 드라이브로 정국 주도권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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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국무회의 이어 여당 지도부 만나

“여당이라도 나서야” 법안처리 당부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 발언을 통해 내놓은 발언의 핵심은 ‘세월호 특별법 타협 불가’와 향후 국정 방향을 자신의 뜻대로 관철시키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었다. 세월호 참사 책임과 특별법 제정 등에 대한 몇 달간의 침묵을 그동안 유가족과 시민사회 등이 요구해온 사항들을 분명히 거절하는 방식으로 깨면서 ‘세월호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도 청와대 국무회의의 공개발언을 통한 일방적 메시지 전달 방식으로 ‘일방적인 국정 운영’이 이어질 것임을 사실상 예고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오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 “(유가족들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것으로 본다”며 타협 불가를 거듭 강조한 것도 향후 이런 행보를 예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박 대통령은 세월호 유족들이 여전히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동안 대부분 문제점이 드러났고, 그동안 유족들과 만나 애로와 어려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들었다. 또 많은 관계자들이 문책을 당했다”며 추가적인 조처가 불필요하다는 식의 생각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외부세력이 (특별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법을 둘러싼 진통을 ‘정쟁’ 또는 ‘정치적 흔들기’로 규정하고,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해서는 이참에 확실히 선을 긋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특별법 협상이 해를 넘겨 초장기화 되는 것도 개의치 않겠다는 뜻도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박 대통령은 비판 세력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사이버상의 국론을 분열시키고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성 발언이 도를 넘어서고 있어 사회의 분열을 가져오고 있다. 국민들이 불안해한다. 법무부와 검찰이 이런 행위에 대해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검찰·경찰의 대대적 수사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공교롭게도 지난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정확히 다섯달째 되는 날 나온 것이다. 박 대통령의 이런 강경한 태도의 배경에는 세월호 특별법 협상이 장기간 진통을 겪으면서 국민들의 피로감이 누적돼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법안이 쌓여 있는 국회로서도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최근 이어지는 박 대통령의 ‘경제활성화’ 행보와 다음주 예정돼 있는 유엔 총회 다자외교 등을 통해 하반기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정무적 계산도 작용한 듯하다. 당 내분으로 극심한 혼란에 빠진 야당이 제대로 된 대응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무기력한 상태를 보이고 있는 점을 십분 활용한 측면도 있다.

실제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여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도 “국민은 민생이 급하니까 민생을 좀 풀어달라고 국회만 바라보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면 여당이라도 나서서 어떻게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여당 주도의 법안 처리를 당부했다.

이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대통령이 혼신을 다하고 계신데 국회에서 민생 관련 경제대책 법안 처리로 도와드리지 못해 대단히 죄송하고 국민께 굉장히 죄스러운 마음”이라면서도 “상대가 있어야 하는데, 상대가 없어진 상황”이라며 책임을 야당으로 돌렸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다소 어렵더라도 더이상 국회를 공전으로 둘 수는 없어서 단호한 입장에서 처리하려고 한다”고 강경론에 힘을 실었다.

이날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회동은 향후 이어질 하반기 정국에서 청와대가 여당을 중심으로 한 국회를 확실히 ‘단속’하고 가겠다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출신인 정의화 국회의장이 26일 국회 본회의 일정을 확정하는 등 의사일정을 직권으로 결정한 것도 청와대와 여당의 강경 드라이브가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집권 2년차 하반기마저 세월호 특별법 논란으로 보내면, 3년차엔 더 힘들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당장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초조함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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