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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취재파일] IS대원과 결혼하려는 여자들…무서운 채용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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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타고 시내에 나가는 것도 두려워하고 어머니의 발도 마사지 해주던 사랑스런 딸 '악사'. 스코틀랜드에 살던 10대 소녀입니다. 책가방을 들고 집을 나선 지 나흘 후, 부모는 딸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난데 없이 터키 국경에서 걸려온 전화.

"시리아로 떠날게, 순교자가 되고 싶어"

이후 소식이 끊긴 딸 악사는 시리아에서 IS대원과 결혼했다며 다른 부인들과 찍은 사진을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총과 코란 사진과 함께 "다신 돌아오지 않겠다, 보스턴 테러 사건을 본받아 알라를 믿고 두려움을 갖지 말고 함께 하자."고도 적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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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로라도에 살던 19살 소녀 셰넌도 출국하려다 붙잡혔습니다. 이 소녀도 IS대원과 결혼하려 했다고 합니다. 신혼 생활 대신 감옥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미 법원에서 징역 5년, 벌금 25만 달러의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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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IS대원과 결혼까지 결심하나? ‘性적 지하드‘가 아닐까하는 추측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들이 IS를 접촉한 건 소셜미디어를 통한 IS의 홍보 때문입니다. IS는 지난 6월 이후 공격적으로 외국인 채용을 확대하고 있는데 CIA에 따르면 80개국, 1만 5천 명 이상의 외국인들이 채용됐습니다. 프랑스가 700명으로 가장 많고 영국, 독일 순입니다.

IS의 소위 ‘인사팀장’으로 일하다 지난달 붙잡힌 프랑스인 30살 남성 무라드 페어스.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수백 명의 외국인 채용에 성공했다는데, 비결은 뭘까?

현재 삶이 불만족스럽고 외로운 10대를 공략해 "우리와 함께하면 넌 영웅적인 지하드의 일원이 된다"는 소속감을 느끼게 해줬다고 했는데 불만에 쌓인 수니 무슬림들과 가난한 아이들도 목표로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잘 구슬려 시리아로 오게 한 뒤 우선 면접을 봅니다. 통과하면 정식으로 채용되고 봉급도 받습니다. 결혼하면 집과 축하금, 부인과 가족 수당도 주고, 전사하면 보상금도 있다고 하니, 어지간한 회사 복지보다 좋습니다.

이런 경로로 IS에 가담했다가 정신무장, 기술무장하고 본국으로 돌아오면 그게 '폭탄'입니다.
아직까지 미국에선 이런 일은 없었지만 유럽에선 종종 있습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5월엔 벨기에 브뤼셀의 한 박물관에 총격사건이 나서 4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범인이 1년 동안 IS에 몸담았다 돌아온 사람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이 밖으로는 IS에 대한 공습을 확대하고 있지만, 안으로는 "내 자식이나 이웃이 어느 순간 IS대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아직 행동으로 보여주진 않지만 마음속으로는 IS를 따르는 새싹(?)들이 언제 국내에서 일을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미국 내 지역 기관과 사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미 정부 관료들도 유럽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IS의 채용 실적을 볼 때 미국인 숫자도 점점 더 늘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연 기자 cykit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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