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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대구 황산테러' 피해 부모 추가 증거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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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신청 첫 심리…부모 "용의자 신발 황산반응 농도 짙어"

연합뉴스

대구 황산테러 사건으로 숨진 김태완군의 아버지가 지난 7월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진실을 밝혀달라고 주장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DB>>


(대구=연합뉴스) 류성무 기자 = 15년 전 대구의 한 골목길에서 '황산테러'를 당해 숨진 고 김태완(당시 6세)군의 부모가 제기한 재정신청 건에 대한 첫 심리가 16일 열렸다.

대구고법 제3형사부(이기광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대구지법 별관 5호에서 비공개로 태완군 어머니 등을 상대로 재정신청 이유 등을 청취했다.

재판부는 사건 발생 직후 병원 후송 과정과 태완군의 투병 중 진술 내용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유가족은 이날 심리에서 자신들이 용의자로 지목한 인물의 옷과 신발 등에 대한 사건 발생 직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황산 반응 분석 자료를 재판부가 정밀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태완군 부모는 자신들이 지목한 인물이 당시 경찰에 제출한 신발의 황산 반응 농도가 짙은 점 등을 새로운 증거로 주장했다. 해당 인물은 사건 발생 뒤 태완군을 처음 병원에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태완군 부모는 황산테러 사건의 공소 시효 만료를 3일 앞둔 지난 7월 4일 이 인물에 대해 살인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으나 검찰이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재정신청을 냈다.

재정신청은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그 처분이 적합했는지 여부를 가려 달라고 법원에 직접 신청하는 제도다.

법원은 재정신청을 인용해 공소제기를 결정할 수 있고, 기각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기각 결정이 내려지면 황산테러 사건은 '개구리 소년 집단 실종사건'에 이어 또 다른 어린이 상대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게 된다.

태완군 부모 측 변호인인 박경로 변호사는 "이 재판이 끝나면 더는 황산테러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면서 "재정신청은 3개월 내에 결론을 내리는 것이 권고사항이지만 이 사건의 경우 재판부가 서둘러 결론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도 유가족이 제출한 재정신청 이유서와 증거자료 등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태완군 부모는 대구지법 앞에서 사건 실체규명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여 왔다.

태완군 어머니는 "재판부가 제출된 증거 자료들을 신중하게 검토해서 사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는 1999년 5월 20일 동구 효목동 한 골목길에서 학원에 가던 태완군이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에게서 황산을 뒤집어쓴 뒤 49일간의 투병 끝에 숨진 사건이다.

tjd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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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의 피해자 김태완(당시 6살)군의 부모가 지난 6월 대구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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