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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연습용 수류탄으로 대체" vs "강군 육성에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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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터지는 훈련병 수류탄 폭발사고

연합뉴스

(포항=연합뉴스) 임상현 손대성 기자 = 포항 해병대에서 수류탄 투척훈련을 하던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하자 실전용·연습용 수류탄 사용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갓 입대한 훈련병이 던지기 훈련을 하다가 수류탄이 터지는 사고가 수년 간격으로 발생한데다 훈련병에게는 실전용 수류탄이 위험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04년 2월 18일 전북 전주 육군 모부대 신병교육대의 수류탄 투척 훈련장에서 수류탄이 터졌다.

당시 한 훈련병이 오른손에 수류탄을 쥐고 던지지 못하자 현장을 통제하던 고 김범수 대위가 "엎드려"라고 외친 뒤 훈련병의 오른손을 자신의 양손으로 끌어안는 순간 폭발해 숨졌다.

또 2002년 8월 8일 경기 포천의 육군 모부대 신병교육대 훈련장에서도 수류탄 투척 훈련을 받던 홍모(당시 20세) 이병이 수류탄 폭발사고로 숨졌다.

군 당국은 홍 이병이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았으나 안전 손잡이를 제대로 잡지 않아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이밖에 1998년 5월 21일 충남 공주의 육군 32사단 신병교육대, 1994년 8월 22일 육군 9사단 신병교육대에서도 훈련 도중 수류탄이 폭발해 인명사고를 냈다.

수류탄 사고의 공통점은 긴장 상태에서 실수로 안전 손잡이를 놓치는 바람에 수류탄이 폭발한다는 점이다.

이번 해병대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다.

군에 들어간 병사는 훈련소 또는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시절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실전용 수류탄을 던지는 훈련을 받는다.

자대에 배치된 이후에 훈련할 때는 연습용 수류탄을 사용한다.

예전에는 지휘관 판단으로 조교나 교관만 실전용 수류탄 투척 시범을 보이고, 훈련병은 연습용 수류탄만 던지고 훈련을 끝낸 사례도 종종 있었다.

연습용 수류탄은 연기와 폭발음이 나지만 위력이 약해서 터지더라도 약간의 파편이 발생할 뿐 큰 폭발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2006년에는 흙이 주성분이어서 안전도가 높은 연습용 수류탄이 개발돼 군에 보급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위험성을 고려해 실제 수류탄보다 안전한 연습용 수류탄을 신병 훈련에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육군 예비역 병장 출신의 서현정(41)씨는 "20년 전 훈련받을 때 실제 수류탄을 사용하면서 위험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훈련병은 실전용 수류탄을 사용하기보다는 위험도를 고려해 연습용 수류탄을 사용하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언제든 실제 전투에 투입할 군인을 육성하는 만큼 실전용 수류탄을 이용한 훈련이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군 훈련에는 실전용 수류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있지만 강군 육성에 필요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shlim@yna.co.kr,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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