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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세월호, 4월 16일 08:49 초당 15도 급선회 실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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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자문단장 "조타로는 불가능…나침계 과작동 때문"

사고 초기 기울기는 30도…복원성 부족 탓 20도+화물 탓 10도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4월 16일 오전 8시 49분 40초 세월호가 초당 15도의 속도로 급선회한 기록은 조타실 내 나침계의 일시적인 과작동 때문이라는 전문가 분석결과가 나왔다. 실제 선수가 선회할 수 있는 속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세월호 침몰 원인을 조사한 검경 합동수사본부 전문가 자문단 허용범 단장은 16일 세월호 승무원들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항적과 사고 원인 조사내용 등을 설명했다.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정보에 따르면 세월호는 4월 16일 오전 8시 49분 13초부터 초당 0.29도, 0.83도, 1.0도, 2.0도로 선회 각속도가 차츰 빨라졌다.

1초에 배가 최대 2도 방향을 틀만큼 선회 속도가 증가한 데까지는 23초가 걸렸다.

비어 있는 상태에서 세월호를 시험 운전할 당시 우현 35도로 전타(최대치 조타)했을 때 선회 각속도는 초당 0.35도, 1.49도, 1.81도로 높아졌다가 다시 줄었다.

두 기록을 비교했을 때 만선 상태의 세월호(초당 최고 2.0도)가 공선 상태(초당 최고 1.81도)보다 빠른 속도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고 당시 최대 35도에 버금가는 대각도 조타가 있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고 허 단장은 설명했다.

세월호는 복원성이 좋지 않아 승무원들 사이에는 5도 이상 대각도 조타가 금기시됐다.

사고 당시 초당 2.0도까지 늘었던 선회 각속도는 오전 8시 49분 40초 이상 현상을 보인다.

수치가 초당 15도까지 늘었다가 1초 후 14도, 다시 2초 후 -11을 기록했다.

허 단장은 정상적인 조타로 가능한 수치가 아니라며 자이로 컴퍼스(조타기 앞에 있는 나침계)의 순간적인 세차운동(歲差運動·물체의 회전축이 회전하는 운동)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항적도를 봐도 같은 시각 배가 순간적인 움직임은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선형으로 일정하게 운항한 점으로 미뤄 그 시각 선수는 돌아가지 않은 채 배의 무게 중심만 갑자기 쏠린 것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운항 중 선회 각속도가 초당 13도 이상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것은 자이로 컴퍼스가 순간적인 충격을 받으면서 생긴 일시적인 현상으로 실제 배가 그만한 각도로 방향을 바꾼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좌·우현의 추진력 불균형도 각속도 증가 기록에 약간의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허 단장은 침몰 당시 사진에 찍힌 커튼의 모양, 배의 외관 등으로 미뤄 초기 배의 기울기(횡경사 각도)는 30도가량인 것으로 분석했다.

허 단장은 "복원력 계산을 한 결과 세월호가 대각도 조타로 선회하면서 생긴 횡경사 각도는 20도가량인 것으로 보인다"며 "급작스럽게 횡경사가 (10도)더해진 요인은 물(평형수), 사람(승객)도 아니고 화물밖에 없다"고 단정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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