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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청주 과학단지터에서 원삼국시대 대규모 공동묘지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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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정연한 구획 무덤자리 배치

당시 식재료 함께 발굴 눈길


청주의 과학단지 재개발터에서 1700여년전 원삼국시대 망자들을 묻은 대규모 공동묘지가 발견됐다. 이 무덤떼는 오늘날 현대식 공원묘지처럼 정연하게 무덤 자리를 배치한데다, 일부 무덤에서는 그 시대 먹었던 조개, 고둥, 생선, 꿩 등의 다양한 식재료들이 나와 눈길을 모은다.

발굴기관인 중앙문화재연구원(원장 조상기)은 최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제2생명과학단지 조성사업부지 내 봉산리 유적’을 조사하다가 ‘도랑(溝)으로 구획된 원삼국시대 대규모 집단 무덤’을 찾아냈다고 16일 발표했다. 봉산리 유적에서 발견된 이 ‘집단 무덤’떼는 모양새가 현대식 공원 묘지와 닮은 것이 색다르다. 구릉의 능선을 따라 깊이 1m50cm, 너비 3m 50cm에 길이 300m를 넘는 큰 도랑(溝)을 파서 거대한 무덤떼들의 공간을 두 부분으로 갈라 놓았다. 그 양쪽 경사면으로 둘레에 네모꼴의 작은 도랑을 갖춘 널무덤(고고학 용어로 주구토광묘(周溝土壙墓)라고 부른다) 170여 기가 질서정연하게 조성된 얼개다. 큰 도랑으로 대규모 묘역을 구분하고 질서정연하게 무덤떼들을 배치한 유적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되는 사례라고 한다.

유물로는 ‘짧은목항아리(短頸壺)’와 바리(鉢), 검은간토기(黑色磨硏土器), 고리머리장식칼(環頭刀), 쇠창, 쇠낫, 청동으로 만든 말 모양 새김 허리띠 장식(靑銅馬形帶鉤), 구슬 등이 나왔다. 조사단은 유물들의 형식과 출토 양상 등으로 미뤄 이 무덤떼가 원삼국 시대에서 삼국시대 초(3~4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주목되는 것은 원삼국시대 사람들이 먹었던 해물과 육류 등의 다양한 식재료들이 함께 나온 점이다. 일부 무덤에서 백합조개, 피뿔고둥, 생선뼈(도미), 조류(꿩)의 뼈 등이 ‘짧은목항아리’ 안에 담긴 상태로 출토됐다. 당시 식생활은 물론, 금강의 물길을 이용한 충청 내륙지역(오송 지역)과 해안지역(서해안) 간 교역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실물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조사단 쪽은 17일 오후 3시 현장에서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제공 중앙문화재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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