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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박희태, 딸 같아서? 당신 딸 가슴 쿡 찔러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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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캐디 "허벅지 만지고 가슴 움켜쥐고…성희롱 고객 많아"

[CBS 김현정의 뉴스쇼]

노컷뉴스

-피해 캐디, 박희태 누군지 분명 알 것

-경찰신고는 드물어, 심하게 반복된 듯

-골프장은 입증 방법 없다며 쉬쉬만

-고용불안 캐디들, 참거나 관두거나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경숙 (전국여성노조 88컨트리클럽 전 분회장)

지난 주말 정치권은 난데없이 골프 때문에 떠들썩했습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골프장 여성 캐디를 성추행 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건데요.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 캐디 말에 따르면 가슴을 만졌다는 겁니다. 여기에 대해서 박희태 의장은 '캐디가 딸 같고 손녀 같아서 손가락으로 가슴을 한번 툭 찔렀을 뿐이다' 이렇게 해명을 했죠. 그런데 이 해명이 논란을 더욱더 키우고 말았습니다.

이 사건 바라보면서 전국의 여성 캐디들은 할 말이 많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얘기인지 오늘 캐디 한 분을 직접 연결해 봅니다. 김경숙 전국여성노조 88컨트리클럽 분회의 전 분회장입니다.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김경숙 씨, 안녕하세요?

[김현정의 뉴스쇼 전체듣기]

◆ 김경숙> 안녕하세요.

◇ 김현정> 캐디 일을 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김경숙> 캐디를 한 지는 지금 31년이요.

◇ 김현정> 지금도 현장에서 캐디 일을 하시는 거고요?

◆ 김경숙> 지금은 현장에서 일을 못하고 있고요. 다른 경기보조원(캐디)들 상담해 주고 있고요. 전국여성노조 88컨트리클럽 분회 자문위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이런저런 이야기를 참 많이 들으실 텐데. 우선 이번 박희태 전 국회의장 사건을 들여다보면 말입니다. 박 전 의장이 골프 라운딩을 하던 중에 신체 접촉을 해 왔고 그 정도가 심하다면서 캐디가 교체를 해 달라고 사무실에 무전을 해 왔다는 거예요. 이렇게 캐디가 무전해서 교체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일입니까?

◆ 김경숙> 극히 드문 일이에요. 경기보조원이 폭행을 당했을 때 그리고 캐디가 내장객과 다툼이 있었을 때죠. 보통 성희롱을 당해도 참고 피하고, 관리자한테 보고해도 '웬만하면 네가 참고 피해서 잘해라' 이렇게 얘기들을 하죠, 관리자들이.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이번에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는 거잖아요.

◆ 김경숙> 네. 이번 경기보조원은 굉장히 심각한 성추행이 있었다란 거죠. 박희태 의장의 말대로 그냥 가슴을 툭 쳤다, 이 정도 가지고는 대부분 골프장이 캐디를 교체 안 해 주죠. 그리고 골프장들이 내장객을 경찰이 고소하거나 고발하는 걸 원하지 않아요.

◇ 김현정> 그런데 신고까지 했다는 것은 이건 보통일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 김경숙>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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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전 국회의장 (자료사진)


◇ 김현정> 그런데 사실은 지금 언론에 보도된 정도만 가지고도 저희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가슴을 만졌다는 것이 지금 피해 캐디의 주장인건데 거기에 대해서 박희태 전 의장은 '캐디가 딸 같고 손녀 같아서 손가락 끝으로 가슴 한번 툭 찌른 건데 그걸 만졌다라고…' 그러니까 캐디가 지금 과민반응을 했다는 식으로 해명을 했거든요.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경숙> 저는 박희태 의장한테 오히려 다시 반문하고 싶은 게, 예쁘다고 누가 자기 딸하고 손녀한테 가슴을 꾹 눌렀어요. 박희태 의장은 그거 용납할 수 있나요? 그리고 이런 일이 한두 번 있어서 경기보조원이 경찰에 신고한 건 아닐 것이다. 이런 생각들을 하는 거죠.

◇ 김현정> 이번 일회성 이 해프닝을 가지고 신고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 전부터 박희태 전 의장이 이런 전례들이 있었을 것이다?

◆ 김경숙> 네, 그런 추측들이 가능하죠.

◇ 김현정> 이건 뭐 아직 드러난 부분은 아니니까 그렇게 캐디분들끼리 추측을 하고 얘기를 하신다는 정도로 저희가 일단 받아들이기로 하고요. 캐디가 박희태 의장의 얼굴을 알았을까요?

◆ 김경숙> 당연히 알죠. 그리고 그런 정치인들이 가면 골프장에서 얘기를 해 줘요. 잘 모시라고.

◇ 김현정> 그렇군요. 이분이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인 줄 모르고 신고했을 가능성은 없다는 말씀이세요. 누군지도 정확히 알고 신고를 한 것이다.

◆ 김경숙> 그래서 더 용기가 대단하다는 거예요.

◇ 김현정> 참 이번 사건은 워낙 사회적으로 유명한 인사다 보니까 이렇게 이슈가 크게 됐습니다마는 이런 유사한 성추행, 성희롱이 자주 있다고요?

◆ 김경숙> 성희롱은 비일비재 하고요. 내장객이 저한테 '나하고 딱 6개월만 사면 아파트 한 채 사줄게' 그때 그 수치심…그리고 '네 이름이 뭐니' 그러면서 가슴에 달고 있는 명찰을 이렇게 잡으면서 가슴을 꾹 누르는 거예요.

◇ 김현정> 명찰에 있는 이름 확인하는 척하면서 가슴을 만진다고요?

◆ 김경숙> 네. 그리고 가만히 서 있으면 이렇게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쑥 집어넣고, 엉덩이 만지고, 골프카 운전하는데 허벅지를 위아래로 쓰다듬고…한번은 제가 하도 그래서 골프카에서 내려서 운전을 안 하고 리모컨으로 골프카를 작동시켜서 보낸 적도 있었어요.

◇ 김현정> 이게 김경숙 씨만 당한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말씀이시죠?

◆ 김경숙>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들어본 이야기 중에 정말 이거 심했다는 하는 이런 사례는 어떤 게 있을까요?

◆ 김경숙> 그린에서 퍼팅을 하면 경기보조원들이 숨소리도 죽여야 돼요.

◇ 김현정> 그렇겠죠, 경기에 방해될까봐.

◆ 김경숙> 그럴 때 내장객이 경기보조원을 뒤에서 꽉 끌어안으면서 가슴을 양손으로 꽉 움켜쥐는 걸 저는 목격했어요. 그 경기보조원은 아무 소리도 못하고 그냥 얼굴만 숙이고 몸만 웅크리는 거예요.

◇ 김현정> 이거 뭐라고 할 말이 없네요.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그것도 공개된 장소에서…그래도 신고 안 하세요?

◆ 김경숙> 왜 그러냐 하면 (사무실에선) 골프장에서 있었던 일이 사회에 나가서 알려지는 거를 싫어해요. 골프장의 명예가 훼손된다고 그래 가지고.

◇ 김현정> 이미지 안 좋아질까봐…

◆ 김경숙> 경찰에 신고하고 고발해도 내장객은 다 같은 편이잖아요. 그러고 회사는 너는 네 주장이고 입증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며, 네가 그걸 신고하고 견뎌낼 수 있겠느냐 (라고 말을 하죠). 또 며칠 전에도 굉장히 심한 성희롱 상담이 들어왔어요, 21살이에요.

◇ 김현정> 21살이면 굉장히 어리네요.

◆ 김경숙> 네. 그러니까 대학 등록금을 벌려고 이 일을 시작했는데…내장객이 경기 도중에 술을 먹었대요. 그런데 갑자기 "야, 너 이리 와봐" 그러더니 "너 남자하고 자면서도 그렇게 무뚝뚝하게 가만히 서 있을래? 아아~ 그러고 비명지르고 그렇게 해야지 남자가 기분이 좋지."

◇ 김현정> 그런 얘기까지 했다고요? 그런데 이 경우를 신고를 하면 뭔가 증거를 내놔야 되는데 증거를 내놓지 않으면 이 캐디가 오히려 해고당하는 사고가 발생한다는 거군요?

◆ 김경숙> 그렇죠. 그 캐디가 그다음날 출근했는데 오히려 관리자가 너 어떻게 했기에 내장객이 난리치고 갔느냐고 경기보조원을 몰아세웠다는 거죠.

◇ 김현정> 그런 경우까지 최근에도 목격을 하셨다는 얘기예요.

◆ 김경숙> 네, 얼마 안 됐어요.

◇ 김현정> 그렇게 해서 해고를 당해도 캐디들은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는 건가요? 이건 좀 부당한 건 아닌가요?

◆ 김경숙> 캐디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에요. 그렇다고 자영업자도 아니에요, 개인사업자도 아니에요. 법의 사각지대에서 고용불안에 시달리다 보니까 해고가 돼도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요.

◇ 김현정> 아니, 노동을 하고 있는데 노동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개인사업자도 아니고. 그럼 신분이 도대체 뭐로 분류가 되는 거죠?

◆ 김경숙> 회사는 개인사업자라고 해요. 그런데 저희들은 개인사업자 등록이나 자율소득종사자로 등록돼 있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거든요. 그리고 회사의 업무지시 다 받고, 근무용품을 회사가 다 지급해요.

◇ 김현정> 그런 신분의 불안함 속에서 그런 모든 부조리함을 다 참고 지금 신고조차 못하고 지내고 있는 캐디분들이 많으시군요. 끝으로 이번 사건 어떻게 처리되어야 한다고 보세요?

◆ 김경숙> 제대로 된 세상이라면 이 일도 제대로 처리가 돼야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증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경숙>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전국여성노조 88컨트리클럽 분회의 전 분회장입니다. 지금은 자문을 하고 계세요. 김경숙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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