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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사기 용의자 찾았더니…‘생활고’에 이미 보름전 투신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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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경찰이 추적 끝에 사기 범죄의 용의자를 찾았지만, 용의자는 이미 보름 전 자신의 수배사실을 알지 못한 채 금전 문제로 괴로워하다 한강에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수사를 종료했고, 피해자들은 피해액을 돌려받지 않기로 했다.

15일 김해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특별한 직업이 없던 A(33) 씨는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2일까지 5일간 6차례에 걸쳐 피해자들에게 인터넷 중고사이트에 PC 그래픽 카드 등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려 총 31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를 받았다. 경찰은 수사 의뢰를 받아 7월 초 수사를 시작해 8월 중순 용의자를 특정했다. 가족에게 연락을 취한 경찰은 그러나 “A 씨가 8월 초 서울 한강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족과 떨어져 홀로 원룸에 살았던 A 씨는 금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의 유족은 경찰 조사에서 “수천만원대의 빚을 져 무척 힘들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은 경찰의 연락을 받고서야 A 씨가 수배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A 씨는 투신 전 마지막 부모님과 통화에서도 심적 고통과 죄송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며칠 뒤 부모님은 서울로 상경해 아들의 시신을 수습해야했다.

경찰 관계자는 “6명의 사기 피해자들에게 일일이 용의자가 이미 투신해 숨졌다는 사실을 알렸다”며 “돈은 어떻게 돌려 받느냐고 묻는 분도 있었지만 피해자들 대부분 ‘어쩔 수가 없네요’라며 씁쓸하게 전화를 끊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A 씨 재산을 상속받은 사람이 있다면 그 상속자가 피해 금액을 변제를 하게 되어 있지만 A 씨가 빚만 남기고 간 상황이어서 피해자들이 돈을 되돌려 받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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