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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게임산업 위기보고서] 저급하다 폄하했던 중국게임, 어느새 국내 시장 파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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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 위기보고서 2부 : 안방 내준 게임 한류]
1화. 저급하다 폄하했던 중국게임, 어느새 국내 시장 파고들다

[본지에서는, 대형 기획 '대한민국 게임산업 위기보고서 : 그래도 희망은 있다'를 통해 한국 게임산업에 대한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을 다룰 계획이다. 이번 기획이 한국 게임산업의 총체적 위기를 진단하고, 한국 게임사들에게 진정한 위기를 타파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 때 저급하다 폄하했던 중국의 게임들이 어느새 국내 시장을 국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이미 중국산 게임의 잔칫집으로 변한 웹게임 시장은 물론, 모바일게임과 온라인게임까지 중국산 게임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 '온라인게임 종주국' 한국의 위상이 중국에 의해 격하게 위협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산 게임이 이미 장악한 국내 웹게임 시장은 날이 갈수록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불과 2년전인 2012년까지만 해도 다수 존재했던 국내 웹게임 개발사는 씨가 말랐다. 물론 모바일게임의 급성장으로 모바일게임으로 노선을 갈아탄 회사도 존재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중국산 웹게임과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8월까지 론칭한 주요 웹게임 18종 중 국산 게임은 단 한 종도 없다. 올해 출시 작품은 물론 이미 서비스 중인 게임으로 눈을 돌려도 국산 웹게임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기가 힘들다. 다음게임을 통해서 서비스 중인 '삼국야망'과 '아케인하츠' 등이 그나마 국산 웹게임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중국의 웹게임이 국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보일 수 있는 것은 안정적인 중국 내 웹게임 시장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작품들이 한국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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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중국의 웹게임 시장은 159억 위안(한화 약 2조 6,325억 원)에 달한다. 비록 중국 내에서 2위 플랫폼 자리를 모바일게임 내줬지만 매년 25%이상의 꾸준한 성장을 이룩하고 있으며, 간단한 미니게임을 포함해 지난해 출시된 웹게임만 54만 2,000개에 달한다. 규모에서 국내의 시장과 비교할 수가 없다.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은 작품들의 경우 게임의 퀄리티가 보장되는 것은 물론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와 앞으로 업데이트 예정인 콘텐츠가 어마어마하다. 국내의 개발사로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속도와 분량이다. 여기에 단순히 콘텐츠의 분량은 물론 게임의 재미와 기술력에 있어서도 이미 국산 웹게임을 넘어선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한 번 중국에 내준 웹게임 시장은 국내 개발사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

국내에서 웹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ㄱ회사의 관계자는 "국산 웹게임도 찾고는 있지만, 일단 신작을 만나보기도 힘들고, 중국의 웹게임에 비해 게임의 최적화 기술력도 부족하다. 또한, 국내 게이머의 빠른 콘텐츠 소비 속도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결국 검증된 중국 웹게임 중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어울릴만한 게임을 찾는 쪽으로 방향을 돌리게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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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게임 시장 못지 않게 중국산 게임이 강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곳은 모바일게임 시장이다. 일찌감치 쿤룬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암드히어로즈', '레전드오브킹' 등으로 성과를 거둔 뒤, 많은 중국의 게임사들과 국내 중소 퍼블리셔가 고품질의 중국산 RPG를 선봉에 내세워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 했다.

물론 중국산 게임들이 한국 진출 초반부터 뛰어난 성적을 거둔 것은 아니다. 진출 초기에는 투박한 인터페이스와 허술한 현지화 등으로 국내의 게이머들에게 외면 받았다. 반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국내 대형 퍼블리셔들까지 중국산 게임 서비스 경쟁에 가세하면서 인기와 위상도 함께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국내에서 성공적인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중국 회사로는 추콩을 꼽을 수 있다. 추콩은 중국 최대 개발자 커뮤니티인 코코아차이나(CocoaChina)를 운영하고 모바일게임 엔진인 코코스(Cocos) 2d-x를 개발한 회사로, 자체 개발한 '피싱조이'로 중국 내에서 글로벌 최대 히트작 '앵그리버드'마저 꺾은바 있다.

국내에서는 '미검'의 서비스를 진행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미검'의 카카오 버전을 론칭해 9월 3일을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순위 18위에 올려놨다. 웬만한 국내 대작 모바일게임도 노려보기 힘든 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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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퍼블리셔인 CJ 넷마블과 넥슨이 중국산 게임으로 거둔 성과도 주목할만하다. CJ 넷마블은 지난 5월 중국산 스마트폰용 MMORPG '드래곤가드'를 론칭하며, 중국산이라는 단어를 마케팅에서 일절 배제했다. 색안경 없이 오직 재미로만 평가 받은 '드래곤가드'는 3일 기준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11위를 기록하는 등 론칭 이후 최상위권에서 활약 중이다.

넥슨이 서비스 중인 '삼검호'는 중국의 고품질 RPG와 한국의 대형 퍼블리셔가 더해진 게임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으로, 론칭 이후 꾸준히 입소문을 타며 현재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순위 29위에 자리하고 있다. 카카오 없이 이룬 성과이기에 더 의미가 크다.

이외에도 4399게임즈의 '아우라'는 한국 지사를 통해 직접 서비스하며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37위에 올려놨으며, 레쿠코리아의 '월드오브다크니스'도 50위권 내에서 활약 중이다. 이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중국산 게임이 국내 게이머들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이다.

모바일게임의 경우에도 웹게임의 경우처럼 이미 중국 시장에서 검증 받은 게임들의 국내 출시가 연이어지기 때문에, 2014년 상반기 매출 규모만 125억 2,000만 위안(한화 약 2조 680억 원)에 달하는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은 게임들이 국내에 진출한다면 모바일게임 시장도 중국에 내주지 말라는 법이 없다.

ㄴ 모바일게임 회사의 대표는 "최근 모바일게임은 개발 엔진의 도입을 통해 상향 평준과 됐으며, 이미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전무한 상태이며, 국내의 게임사들은 기획력이나 신선한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며 "국내 모바일게임 산업을 위한 적극적인 육성책이 수반되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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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게임 시장도 최근 중국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미 웬만한 중소 퍼블리셔의 메인 페이지는 중국산 MMORPG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중저가 MMORPG 시장은 중국산이 장악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개발비나 게임의 구매 비용이 수백억에 달하는 게임도 한국에 직접 진출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의 대표적인 게임 수출 기업인 퍼펙트월드는 지난 8월 28일 대형 MMMORPG '소오강호 온라인'의 국내 공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동시접속자수도 1만 5,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퍼펙트월드는 올해 차이나조이에 출품된 끌었던 MMORPG '사조영웅전(중국명)', MMORPG '암흑지광(중국명)' 등의 게임을 '소오강호 온라인'의 뒤를 이어 론칭할 계획이다. 이제는 중저가 MMORPG 시장은 물론 우리나라 게임사가 취하고 있는 전략인 고품질 MMORPG까지 노리고 있는 중국의 야심을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중국산 게임을 한번이라도 안 해본 게이머가 없을 정도로 중국 게임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며, 우리나라가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는 명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 없는 기술개발, 새로운 아이디어 적용 등 게임사들의 뼈를 깎는 노력은 물론 정부의 국내 시장을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과 지원책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글 / 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jgm21@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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