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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순위 이야기 하지 마” 김응룡의 승부사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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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태우 기자] “순위 이야기는 하지마”(웃음)

김응룡 한화 감독은 요즘 순위에 대한 질문을 곧잘 받는다. 최하위가 유력해 보였던 한화가 7·8월 반등에 성공하며 어느덧 탈꼴찌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현재 8위 KIA와의 승차는 반 경기에 불과하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지긋지긋한 최하위를 탈출할 수 있는 기회다. 최하위 탈출은 팀의 동력 향상을 의미하고 그렇다면 한화는 시즌 막판까지 기대를 걸어볼 만한 팀이 된다.

순위 질문에는 이런 기대감이 깔려 있다. 시즌 내내 좋은 이야기를 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한화 코칭스태프에게도 기분 나쁜 질문은 아니다. 그렇지만 김 감독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김 감독은 2일 문학 SK전을 앞두고도 “순위 이야기는 하지 말자”라며 취재진에 웃음을 내비쳤다.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자칫 팀이 들뜬 분위기에 취할까봐 경계하는 것이다. 한화는 8월 한 달 동안 12승7패를 기록하며 괄목할 만한 상승세를 탔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 자신감이 지나칠 경우 경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너무 들뜬 분위기는 수비 실책이나 승부처에서의 냉정함 실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다시 분위기가 가라 앉으면 언제 되살릴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두 번째는 자존심이다. 김 감독은 해태 왕조를 이끌었고 삼성 왕조의 기틀을 만든 우승 청부사다. 한화도 김 감독의 이런 모습에 기대를 걸고 야인으로 지내던 그에게 과감히 지휘봉을 맡겼다. 그러나 지난해 최하위로 반등하지 못했고 올 시즌에도 시즌 중반 이후 줄곧 최하위에 머물렀다. 내색은 잘 하지 않지만 김 감독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법한 성적이다. 그런 상황에서 ‘탈꼴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그다지 반갑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승부사 본능은 어디가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올 시즌 후 재계약 여부는 구단의 뜻에 달린 일이고 가능성도 낮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이 노송에게 포기는 없다. 김 감독은 “표정이 좋아보인다”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시즌 막판이라 몇 경기 안 남았잖아. 고생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라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김응룡이라는 이름 석 자에 걸맞은 시즌 막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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