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휴대폰 등 스크린 오래 보면 타인 감정 읽는 능력 떨어질수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크린에 노출되는 동안 타인과의 상호작용은 차단

[CBS노컷뉴스 감일근 기자]

노컷뉴스

(자료사진)


휴대폰, 게임기, TV 등의 스크린을 장시간 보는 반면 사람과의 접촉이 상대적으로 적은 어린이는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UCLA 대학 연구진은 휴대전화나 게임기 등 스크린에 장시간 노출된 초등학교 6학년생은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는데 미숙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를 이끈 퍼트리샤 그린필드 UCLA 심리학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미디어를 교육에 이용하는 데 따른 장점만 주목할 뿐 부작용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타인의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부작용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이번 연구는 평일에 하루 평균 4시간 30분을 휴대폰이나 게임기 등의 스크린 앞에서 보내고 있는 캘리포니아 공립학교 학생 105명을 상대로 실시됐다.

실험 참가자 가운데 절반은 5일간 캠프에 참가해 자연 속에서 보내도록 했다. 대신 스마트폰, TV 시청, 컴퓨터 등 일체의 스크린 이용이 금지됐다.

나머지 절반은 평소와 같이 스크린 기기를 사용하며 학교생활을 하게 했다.

노컷뉴스

(자료사진)


실험이 시작되기 전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행복한 표정, 슬픈 표정, 놀란 표정의 사진을 주고 각 사진 속 인물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또, 실험 대상 학생들에게 짧은 동영상도 보여주었다. 동영상은 시험 답안지를 교사에게 제출하는 학생의 자신감 넘치거나, 걱정하는 표정을 연기자가 연기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동영상을 보여준 후 동영상 속의 연기자가 어떤 감정을 느낀 것으로 생각하는지 설명하도록 했다.

5일이 지난 후 같은 실험을 다른 형태로 다시 실시했다. 스크린과 접촉 없이 캠프에서 보낸 학생들은 평소대로 생활한 학생들에 비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 훨씬 개선됐다.

캠프로 여행을 떠나기 전 학생들의 오답률은 평균 14.02 였지만 캠프에서 5일을 보낸 후 9.41로 감소했다.

캠프에 참가하지 않고 평소대로 생활한 학생의 경우에도 오답 비율은 12.24에서 9.81로 줄었다. 캠프에 참여했던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오답 감소율이 눈에 띄게 컸다.

캠프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의 오답 비율도 감소한 데 대해 연구진은 학생들이 이미 테스트를 한번 경험한 데 따른 학습효과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잡지인 '컴퓨터스 인 휴먼 비헤비어'(Computers in Human Behavior)에 실렸다.

캠프에 참여했던 그룹은 동영상 테스트에서도 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캠프 전 26%였던 정답률은 캠프 후 31%로 높아졌다. 비캠프 그룹은 두 번의 테스트에서 모두 28%의 정답률로 변화가 없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몇 가지 결점이 있고, 연구진도 이를 인정한다. 일례로, 캠프 참여 학생들에게 있어 테스트 결과가 개선된 원인이 단순히 스크린을 멀리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자연 속에서 보낸 결과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해 아이들이 장시간 스크린에 노출됐을 때의 부작용과 함께 스크린에서 벗어나 시간을 보낼 때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의 일단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샌프란시스코 대학 짐 테일러 심리학 교수는 "스크린 앞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타인과의 상호작용은 일어나지 않는다"며 "정서적 능력은 실습을 통해 개발되고 두뇌도 실제 반응을 통해 향상된다"고 말한다.
stephano@cbs.co.kr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