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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당서기도 낙마… 중 ‘부패’ 산시방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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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업계와 관리들 유착 심해 사정 칼날 정조준… 링지화 정협 부주석도 불안

중국의 산시방(山西幇·산시성 출신 인맥)이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반부패 운동에 따라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성의 전·현직 고위 간부들이 줄줄이 잡혀가더니 성의 1인자인 당서기도 교체됐다. 산시방의 몰락은 심각한 부패 때문이지만 이면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계열의 공산주의청년단 세력에 대한 견제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민망 등 중국 언론들은 2일 위안춘칭(袁純淸) 산시성 당서기가 물러나고 그 자리에 왕루린(王儒林) 지린(吉林)성 당서기가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위안춘칭은 농촌사업과 농촌경제를 관장하는 중앙농촌공작영도소조 부조장에 임명됐다.

경향신문

위안춘칭


최근 산시성에서는 링정처(令政策) 성 정협 부주석과 런룬허우(任潤厚) 부성장, 바이윈(白雲) 당위원회 상무위원 겸 통일전선부장 등 지도부들이 줄줄이 밀려났다. 이 밖에 두산쉐(杜善學) 부성장, 진다오밍(金道銘) 산시성 인민대표대회 부주임 등도 부패 혐의로 낙마했다. 산시성에는 석탄 등 풍부한 광물 자원이 있으며 광산 소유주들과 고위 관리들 간의 유착이 심각하다.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이 지난 1일 이례적으로 산시성 영도간부대회에 참석한 것도 중앙 지도부가 산시성 부패를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반부패 결의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위안춘칭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을 것이란 설도 제기하고 있지만 부패에 직접 연루됐다기보다는 산시성 최고책임자로서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2010년 산시성 당서기에 오른 그는 공청단의 차기 주자 중 한 명으로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정치국원 진입이 거론되던 인물이었다.

산시성은 후진타오 전 주석의 비서실장을 지낸 링지화(令計劃) 현 정협 부주석의 정치적 근거지이기도 하다. 산시성 일부 고위 인사들이 2012년 링지화의 상무위원 진입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설도 있다. 이 때문에 산시성 지도부가 초토화된 것은 부패 문제뿐 아니라 링지화를 비롯한 산시방 세력에 대한 견제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링지화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산시성의 2인자인 리샤오펑(李小鵬) 성장은 현직을 유지했다. 국영 전력기업에서 일하다 정계에 입문한 그는 리펑(李鵬) 전 총리의 아들로 중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부자 총리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부패 연루설이 무성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미지수다.

<베이징 | 오관철 특파원 ok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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