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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비누·참기름 세트는 지고… 갓 나온 '햅책' 선물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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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 선물, 책 세트 인기

추석 특별 매대 만든 대형서점… 만화·전집류 등 판매량 늘어

"올 추석 선물은 마음의 양식인 책으로. 추석이 일러서 밥은 햅쌀밥이 힘들어도 책 중에는 갓 나온 '햅책'이 최고죠."(@soolkkoonbaram)

"난 이번 추석에 내려가서 읽으려고 책 사두고 아껴두고 있어."(@G_hitky)

요 며칠 사이 트위터에 오간 글이다. 소고기 한 근(600g)보다 책 한 권을 더 반길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대형 서점들이 추석 특별 매대를 꾸미고 '도서 선물 세트'를 내놓는 데는 그럴 만한 까닭이 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 이지영 도서팀장은 "명절에는 대체로 선물용 어린이 책 판매량이 늘고 전집류도 탄력을 받는다"며 "이번 추석은 '나 홀로 명절족(族)'에게 가을 휴가와 같고, 책은 수더분한 동반자"라고 말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지난달 말 '달빛 아래 책 읽는 소리'라는 제목으로 추석 선물 도서 매대를 만들었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 '뉴스의 시대' '수학자들' '엄마를 부탁해' '총, 균, 쇠' '행복의 기원' '리빙포인트' 등 선물하기 좋은 책을 분야별로 모아 136종을 진열해 놓았다. 남성호 점장은 "추석 전후로 북마스터에게 선물용 책을 추천해달라는 문의가 많아 따로 특별 코너를 꾸몄다"며 "4일부터는 무료 포장도 해준다"고 말했다.

"참치 세트, 비누 세트, 기름 세트… 늘 거기서 거기였던 명절 선물. 이번엔 조금 다르게 책 선물, 어떠세요?" 도서출판 샨티가 보내온 이메일 '추석에 대한 의~리'를 열었더니 추석 선물용 도서 세트를 30% 할인 판매한다는 내용이다. 출판사와 독자가 유통망 없이 만나는 직거래 장터인 셈이다.

서로 다른 출판사의 창작 그림책이 묶이기도 한다. 인터파크는 이억배가 쓴 '솔이의 추석 이야기'와 김평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를 40% 할인한 가격에 한 꾸러미로 판매한다. 예스24에서 책 세트는 참치·꿀·한우·영화·뮤지컬과 더불어 진열돼 있다. '태백산맥 핸드북 세트' '이문열 삼국지 세트' '안나 카레니나 세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세트' '먼 나라 이웃 나라 세트' 등이 인기다. '이현세 만화 삼국지 세트' '그리스 로마 신화 세트'를 비롯한 만화와 로맨스 소설도 명절 책 시장에서 전통의 강자다.

각종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고도 욕먹는 추석 선물 1위는 생활용품 세트다. 혹시 책도 그렇지 않을까. 임신 중이라는 독자 김은슬(37)씨는 "한우 세트만큼은 아니지만 참치 세트나 생활용품 세트보다는 책 세트가 훨씬 낫다"며 "당장은 태교나 육아 관련 책에 끌리지만, 내 취향을 알고 요긴한 정보를 담은 책을 선물한다면 매우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추석 연휴가 '너~무 긴' 30대 싱글 여성을 중심으로는 일본 작가 마스다 미리의 책이 사랑받고 있다.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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