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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목동에서 나가라고?" 넥센-서울시 팽팽한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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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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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야구협회가 경기장 사용과 관련해 서울시와 손을 잡았다. 목동구장을 아마추어 전용 경기장으로 쓰고, 내년 완공을 앞둔 고척동 돔구장에서 주요 대회를 치르겠다는 것이다.

이병석 협회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서울시청에서 '서남권 돔야구장(가칭) 사용 및 아마추어 야구 발전을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맺었다. 목동을 쓰되 고교?대학야구 전국대회 준결승전과 결승전, 야구대제전, 국제대회 등은 고척동에서 치른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현재 목동을 홈으로 쓰고 있는 프로야구단 넥센이다. 이번 발표에 넥센은 일단 난감한 표정이다. 내년 고척동 돔구장 사용과 관련해 서울시와 협의 중에 나온 터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넥센을 압박하는 카드로 보일 수 있다.

넥센 관계자는 "사실 고척동 돔구장을 놓고 서울시와 논의를 진행 중에 협약 관련 소식을 들었다"면서 "시가 우리에게 어떤 제스처를 취하길 바라는 것인지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목동을 아마 전용으로 돌리면 넥센은 나가라는 뜻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고척동 돔구장에 프로야구단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건립에 24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만큼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아마 야구로는 어림도 없기 때문이다. 야구 팬들이 몰리는 프로 구단이 와야 그나마 적자를 메울 수 있다.

현재로써는 넥센이 유일한 협상 대상이다. 잠실의 터줏대감 LG와 두산은 굳이 흥행과 교통의 편리성이 보장되는 잠실을 두고 굳이 고척동으로 옮겨올 리 만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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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경기장 운영권을 놓고 서울시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넥센은 광고 등의 구장 운영을 주도적으로 맡아야 구단 운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 서울시는 잠실구장이나 상암 경기장처럼 시설관리공단을 통해 직접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때문에 넥센은 돔구장 운영과 관련해 협상이 틀어질 경우 그대로 목동에서 버티겠다는 계획도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목동을 아마 전용으로 돌리면서 넥센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넥센 관계자는 "돔구장은 내년 7~8월에야 완공된다고 들었는데 당장 내년은 목동에서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한야구협회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협회 관계자는 "사실 아마 야구는 동대문 구장이 없어진 뒤 그동안 갈 곳을 잃었다"면서 "이제 전용 구장이 하나 생기나 싶었는데 넥센과 서울시 쪽의 얘기가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대한야구협회 쪽과 얘기해왔던 부분"이라면서 "넥센을 압박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고척동 돔구장이 완공돼 프로 구단이 유치가 되면 목동을 아마 전용으로 쓰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넥센과 협상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현재 시설 운영권을 놓고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돔구장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펼쳐지도록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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