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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신약물질 만들어내는 `유전자 변형 닭`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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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계란에서 신약물질을 대량으로 뽑아낼 수 있는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

한재용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교수 연구진은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해 달걀 속에서 필요없는 단백질을 제거한 닭을 만들어냈다고 2일 밝혔다.

달걀의 3분의 2는 단백질로 구성된 흰자가 차지하고 있다. 단백질은 신약 개발에 필수품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대량의 유용한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흰자 안에 포함된 '오브알브민' 단백질이 문제다. 흰자 단백질 중 오브알브민이 차지하는 비율이 54%나 되기 때문에 다른 단백질과 섞이기 쉽다.

연구진은 특정 유전자를 자르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해 닭에게서 오브알브민을 발생시키는 유전자를 잘라버리는데 성공했다. 아직 닭으로 성장하지는 않았지만 이 병아리의 몸에는 오브알브민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유전자가 없는 셈이다.

연구진은 1년 반 뒤, 병아리가 닭이 돼 계란을 낳기 시작하면 인체에 유용한 단백질을 발현시킨다는 계획이다.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오브알브민이 없는 계란의 흰자를 이용해 신약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교수는 "이 기술이 계란 내 성분조절을 통한 특정 물질의 대량생산에 활용될 수 있다"며 "또한 질병 관련 유전자의 변형, 형질 조절을 통한 건강식품 개발 등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인류의 주된 단백질 공급원이었던 닭이 신약 및 치료제 생산을 위해서도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지난달 19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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