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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만삭’ 인도 여성, 1㎞ 헤엄쳐 강 건너가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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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마을에 병원 없어…가족이 함께 수영하면서 호위

‘용감한 산모’에 깜짝 놀란 병원…병원비 안 받아



[지구촌 화제]

인도 섬 마을 여성이 만삭의 몸으로 1㎞ 정도 강을 헤엄쳐 건넌 뒤 아기를 출산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1일 보도했다.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에 있는 크리슈나강에 있는 섬 마을에 사는 22살 엘라브바라는 여성은 지난달 초 임신 9개월째 크리슈나강을 헤엄쳐 건너서 주위를 놀라게 했고, 최근 4㎏ 사내 아이를 출산했다. 엘라브바가 굳이 출산을 위해 강을 헤엄쳐 건넌 이유는 자신이 사는 마을에는 병원이 없어서, 병원이 있는 뭍에 가서 안전하게 아이를 출산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비비시>는 전했다. 엘라브바는 출산 뒤 “아이가 병원에서 태어나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엘라브바가 사는 마을은 카르나타카주의 주도인 벵갈루루에서 약 400㎞ 떨어져 있다.

그가 크리슈나강을 건넜던 지난달 초는 우기라서 강물이 불어있었기 때문에, 수영이 능숙한 사람이라도 헤엄치기를 주저할 시기였다. 그는 속을 비운 호박과 박을 몸에 연결해 부력을 높였지만, 강에는 파도가 높이 3~4m로 치고 있었다. 그의 안전이 우려된 가족과 친척들이 같이 수영을 하면서 호위했다. 앞에는 형제들이, 뒤에는 아버지가 헤엄쳤고, 사촌들까지 가세했다. 그의 형제들은 “원래 거리는 500m 남짓인데 유속이 세서 하류로 밀려나 1㎞ 정도 헤엄쳤다”며 “다 건너는 데 1시간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엘라브바도 “무서웠지만 아이를 위해서 공포를 이기고 솟구치는 강물을 넘어 헤엄쳐 건너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가 헤엄쳐 건너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그를 맞은 의사는 “내가 이곳에서 7년 있었는데 강을 헤엄쳐 건너온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임신부가 헤엄쳐 온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엘라브바는 뭍으로 건너온 뒤 병원 몇 곳과 친척 집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최근 한 병원에서 출산했다. 그의 가족들은 가난하기 때문에 병원비를 걱정했는데, 병원에서는 병원비를 면제해주기로 했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그의 출산을 담당한 병원 쪽은 “우리는 이처럼 용감한 여성을 담당했다는 데 전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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