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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세월호 선원 "마음 진정시키려 맥주 마셨다"…핑계·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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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선장, 선원들 재판 중 피고인 신문

(광주=뉴스1) 김호 기자 = 세월호 선원들이 2일 재판에서 사고 당시의 상황에 대해 진술했지만 핑계와 변명으로 일관했다.

선원들이 자신들의 재판에서 변호인들을 통해서가 아닌 직접 사고 당시에 대해 설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이날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세월호 선장 이준석(68)씨 등 선원 15명에 대한 제13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6월 10일 첫 재판 시작 후 증거조사, 현장검증, 증인신문을 통해 사고 당시의 상황을 파악한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 신문에 돌입했다. 선원이 직접 사고에 대해 진술하는 절차다.

첫 피고인 신문 대상인 1등 기관사 손모(57)씨는 "사고 당시 세월호 1등 기관사로서 비상상황인 퇴선시 본인의 임무에 대해 알았나"라는 검사의 물음에 "몰랐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이 여객선에 승선한지 얼마 되지 않아 외울 수 있는 단계가 아니었다"고 변명했다.

검사는 손씨의 객실 내에 비상상황시 각 선원들의 임무를 담은 비상배치표가 부착돼 있는 사실을 언급하며 "기관부에서 기관장 다음의 위치인 1등 기관사로서 비상상황시 다른 기관부원들을 지휘해야 하는데 숙지하지 못했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손씨는 승무경력 21년 8개월의 베테랑 선원이다.

손씨는 세월호 승선 기간 단 한번의 비상훈련이 있었다고 했다. 식당에 불이 난 상황을 가정한 훈련으로 당시에도 승객 퇴선 훈련은 없었다고 했다.

손씨는 검사가 "다른 선박에서 훈련 중 퇴선 상황이 되면 선내에 대기하다가 해경 등이 오길 기다렸나, 아니면 비상 대피 구역에 모였나"라고 묻자 "사고가 나면 조타실로부터 선장, 선원의 지시가 내려오지만 이번에는 그런 지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고 후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는 "조타실로부터 아무런 지시가 없어서 마냥 기다리고 있었다"며 선장이나 다른 선원들의 탓을 하기도 했다.

이날 피고인 신문 과정에 손씨가 사고 직후 승객들을 구해야 할 상황에서 평소처럼 휴대전화로 자신의 아내에게 안부전화를 건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다른 선원 역시 손씨의 휴대전화로 가족들과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손씨는 구명조끼를 챙겨 입고 캔맥주를 가져와 기관장과 함께 나눠 마시기도 한 사실이 재확인됐다. 침몰 순간에 승객 구호는 하지 않고 술을 마셨다는 것이다.

손씨는 "승객 수백명을 태운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에 술을 마신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검사의 신문에 "(마음을) 진성시키기 위해서 마셨다"고 답변했다.

손씨는 지난 6월 10일 첫 재판에서 변호인을 통해 "공소사실을 모두 시인한다"고 밝힌 선원이다. 세월호 선원 15명 중 유일하게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었다. 손씨는 구조된 이후 모텔에서 머무르던 중 자살하려고 했으나 실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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