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애국가 낮춰부르기 "노래도 아니다" vs "학생들 위해"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노컷뉴스


<반대측>

-지금의 애국가, 55년에 이미 낮췄다

-애국가 안 부른다? '멋쩍어서' 일뿐

<찬성측>

-입만 벙긋하는 애국가 바꾸자는 것

-애국가 정신 훼손? 동의 못해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필주 (前 수원시립교향악단 악장), 최재광 (서울시교육청 장학관)

우리에게 친숙한 애국가, 모르는 분은 당연히 없을 텐데요. 그러면 쉽게 잘 부르십니까? 음이 높아서 남성들 가운데는 부르기 쉽지 않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자 서울시교육청이 애국가를 학생들이 따라 부르기 쉽게 두 음, 즉 가장조에서 바장조로 낮춰 부르기로 하고 음을 낮춘 음원을 각 학교에 배포했습니다.

그러자 일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애국가의 음을 마음대로 낮춰서는 안 된다, 이건 전교조가 애국가를 말살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양쪽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애국가 낮춰 부르기에 반대하는 분이세요. 수원시립교향악단 전 악장이십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필주 씨 연결돼 있습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필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두 음 낮춰 부르는 애국가. 편하게 부르자는 의도라는데, 왜 반대하실까요?

◆ 김필주> 안익태 선생님의 곡은 원래 미, 라- 하고 시작됐고요. 그 다음에 55년도 정부에서 지금까지 쭉 우리가 불러왔던 게 레, 솔- 에서 시작돼서, 높은 음이 레거든요. 지금 교육청에서 말씀하는 건 도, 파-로 시작해서 높은 음이 도가 되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원래 안익태 선생님의 원곡에서 이미 55년에 낮췄는데, 한 번 더 낮추는 것에 반대한다는 말씀이신가요?

◆ 김필주> 그렇죠. 왜냐하면 지금 도, 파-로 시작하면 높은 소리가 도가 되거든요. 제가 지금까지 55년 동안 음악 생활을 하면서 높은 음이 도까지밖에 안 올라가는 건 보지를 못했어요.

◇ 김현정> 전체적으로 너무 낮아진다?

◆ 김필주> 말도 안 되죠. 그건 노래 자체가 형성이 안 돼요. 노래가 안 되죠. 왜냐하면 주변 국가들은 높은 음이 적어도 미, 그다음에 파, 솔, 라 이렇게 올라가요. 그런데 만약에 우리나라 같으면 그것보다 옥타브 하나 정도가 내려간다고 봐야 되죠. 말이 안 되죠.

◇ 김현정> 그런데 이게 원래 오케스트라 합창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따라 부르기에는 상당히 높다, 특히 ‘대한사람 대한으로-’ 이 부분이 너무 높아서 변성기 남학생들에게 너무 어렵다, 그러니까 학교에서는 이렇게 하자, 이런 의도라는 건데요?

◆ 김필주> 그 높은 음이 후렴 부분에만 나오는 게 아니고, 다섯째 마디에도 나와요. 그러니까 ‘하느님이-’ 이 음과 ‘대한사람-’. 음이 똑같아요. 그런데 학생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게 음이 높아서가 아니고 튀지 않으려고, 멋쩍어서 안 부른다는 거예요.

◇ 김현정> 내가 낼 수 있는데 멋쩍어서 안 내는 거다?

◆ 김필주> 안 내는 거죠. 그러면 아이돌 노래는 어떻게 따라 불러요.

◇ 김현정> 그러면 애국가를 이렇게 낮춰 부르기를 할 경우, 원래의 애국가를 상당히 손상, 훼손하는 거라고 보시는 건가요?

◆ 김필주> 다른 의미, 다른 노래가 돼요. 왜냐하면 안익태 선생님이 처음에 만드신 미,라-로 시작하는 것과 55년도부터 지금까지 부르는 레,솔- 음이 문제가 되지 않는 게 뭐냐면요. 전부 다 청명한 소리들로 이루어졌어요. 그리고 반음짜리들은 높은 쪽으로 치고 올라가기 때문에 기백과 힘이 높여지는 거거든요.

◇ 김현정> 레까지는 청명함과 기백이 느껴진다.

◆ 김필주> 그렇죠. 그런데 만약에 지금 교육청에서 얘기하는 도, 파- 음이라고 하면요. 도음도 머릿속에 청명하게 떠오르지 않고요. 그리고 도, 파- 했을 때의 파는 그 다음에 나오는 미로 심리적으로 끌려 나가게 돼 있습니다. 그게 매 박자, 매 마디에서 그런 일이 벌어져요. 그러니까 흐름이 아주 우울하게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이게 서울시교육청 마음대로 한 게 아니라, 우리 김필주 선생님 같은 많은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해서 ‘이 정도면 괜찮다. 학생들 부르기에 편하고 오히려 애국가를 널리 보급하는 데 도움이 될 거다’라고 해서 판단한 거라는데요?

◆ 김필주> 저는 그것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의 논의가 없었으니까 이런 문제가 나오는 거고요. 전문가의 논의가 있었다면 이렇게 노래가 되지 않죠.

◇ 김현정> 더 논의를 넓게 했었어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 김필주> 당연하죠. 제가 발끈한 건 전문가의 손을 거치지 않고, 그냥 탁상에서 논의해서 발표한 걸로 느껴지는 결과기 때문에 반대 의견을 제시한 거죠.

◇ 김현정> 이게 전교조가 만든 일종의 음모론 아닌가, 이런 의심도 하셨네요?

◆ 김필주> 저는 진영논리에 빠지고 싶지 않고요. 음악가고요. 노래가 이렇게 되는 건 뭐가 있기 전에는 이렇게 될 수 없다고 제가 의견을 낸 거죠. 말이 안 되죠. 저는 첫 순간에 바로 이건 분명히 천재 아니면 바보가 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 김현정> 그런데 이건 보수 교육감인 문용린 전 교육감 때부터 추진해온 정책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진영으로 얘기되는 건 아닌 것 같긴 해요.

◆ 김필주> 그러니까 이걸 어떤 교육감이 했다고 따지고 싶지는 않고요. 이 애국가만은 본래 자리에 애국가다운 기백과 장엄함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유지되기를 바라는 거죠.

◇ 김현정> 한 명의 음악가, 전문가로서 보기에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문제 제기를 하셨다는 말씀이세요.

◆ 김필주> 이건 노래 자체가 안 되니까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김필주> 네, 감사합니다.

노컷뉴스

(자료사진)


◇ 김현정> 수원시립교향악단 전 악장, 바이올리니스트 김필주 씨를 먼저 연결했습니다. 이어서 서울시교육청의 입장도 들어봐야겠죠. 우리 아이들 교육에 관한 문제니까 중요합니다.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창의예술교육기부 담당 장학관이세요. 최재광 장학관 연결돼 있습니다. 장학관님, 안녕하세요.

◆ 최재광>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애국가 낮춰 부르기 운동. 먼저 의도가 궁금한데요. 어떻게 추진하게 되신 겁니까?

◆ 최재광> 보니까 학교 현장에서 애국가의 음이 높아서 학생들이 입만 벙긋하는 그런 경우가 많다, 그걸 개선해달라는 건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범위 내에서 전문가, 음악 교사들과 협의를 통해서 만들었습니다.

◇ 김현정> 아이들이 부르기 편하도록 고쳐주자는 의도에서 출발하셨다는 말씀이세요. 두 음을 낮추면 부르기가 더 쉬워지는 건 확실한 거죠?

◆ 최재광>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음이 높기 때문에요. 음악을 직접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 소리를 지를 수가 없으니까 입만 벙긋하게 되거든요.

◇ 김현정>‘대한사람 대한으로-’이 부분 말씀하시는 거예요?

◆ 최재광>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 애국가 낮춰 부르기 운동을 반대하시는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면요. 아이들이 ‘대한사람 대한으로-’에서 소리를 못 내는 건 고음을 낼 수 없기 때문에 못 나는 게 아니라, 큰 소리를 내기가 민망해서 안 내는 것뿐이다, 이런 의견을 우선 제시하십니다. 어떻게 보세요?

◆ 최재광> 악기들도 음역이라는 게 있죠. 음을 낼 수 있는 범위가 있잖아요. 사람의 목소리도 낼 수 있는 음역이 각각 다르거든요. 그걸 낼 수가 있는데 억지로 안 내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조금 일반적인 그런 건 아닌 것 같고요.

◇ 김현정>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두 음을 낮춰서 부르다 보면, 애국가의 느낌 자체가 우울해져서 완전히 다른 곡이 된다, 다른 나라 국가들도 이렇게 낮춰 부르고 그렇게 해서 공식적으로 음원을 배포하는 경우는 없다는 게 전문가 의견인데요.

◆ 최재광> 앞서서 말씀드린 것처럼 관련 부처의 자문을 받아서 한 거고요. 그게 무슨 음이 낮다고 해서 애국가의 정신을 훼손시키거나 이런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저희는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전혀 다른 곡이 된다는 점에 대해서 동의하기 어렵다는 말씀이시군요.

◆ 최재광> 그렇습니다. 저희들도 관련 부처에다가 문의했고요. 안전행정부와 거기에 의정 담당관실이 있습니다. 거기에 있는 담당자들하고 저희들이 확인했습니다.

◇ 김현정> 혹시 음악 전문가들하고도 논의를 해보셨어요?

◆ 최재광> 그렇죠. 전문가들하고 협의해서 변성기에 있는 학생들도 있지 않습니까. 중학교로 올라가면 변성기가 있는데요. 그런 학생들도 힘차게 부를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기 때문에 두 음 정도를 낮추는 거고요. 애국가 정신이 훼손된다, 이렇게 말하는 건 조금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에요.

◇ 김현정> 그러니까 같은 전문가들이라도 앞에 나온 선생님처럼 반대하는 분도 계시고 찬성하는 분도 계시고 입장이 엇갈린다는 말씀이네요. 그런데 일각에서는 전교조 같은 세력이 애국가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이런 운동을 추진하는 건 아니냐, 음모론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이런 기사 보셨죠?

◆ 최재광> 네, 봤습니다.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도 안 해보고 그런 음모를 이야기하는데요. 저희가 이걸 시작한 것은 현 교육감이 아닌 전임 교육감님께서 더 잘 부르게 하기 위해서 시작했던 건데요. 거기에 전교조와 현 교육감이 왜 대입되는지, 그건 상식적인 수준을 벗어난 부분인 것 같고요. 그러한 이념적인 부분을 칠한다는 건 적절하지 않고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정확하게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일각에서는 오리지널 애국가는 음역대를 그대로 두고 부를 때 낮춰서 부르는 건 가능하지만, 아예 공식적으로 배포하는 음원 자체를 낮춰놓으면 이건 혼란스럽지 않느냐.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분도 계세요. 굳이 꼭 음원까지 새로 배포해야 되느냐, 이런 거죠.

◆ 최재광>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저희가 학교에서 음을 낮춘 음원으로 하라고 강제하거나 규정하지는 않고요. 이런 부분들도 학교 자율에 맡겨야 하는 거죠.

◇ 김현정> 어떤 분이 이런 문자 주셨어요. ‘태극기 그리기 어렵다고 태극기 자체에 문양을 쉽게 바꿀 수는 없는 건 아니냐.’

◆ 최재광> 당연하죠.

◇ 김현정> 애국가에 대입해 본다면 어떻습니까?

◆ 최재광> 저희도 그렇게 애국가의 기본적인 흐름을 바꾸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논리에 대해서 당연히 존중하고요. 저희도 지금 애국가를 훼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요.

◇ 김현정> 그걸 훼손이라고 보시는 전문가들도 있으니까 문제가 되는 건데요.

◆ 최재광>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서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사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었기 때문에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서울시교육청은 이미 새 애국가 음원을 각 학교로 배포하신 상태죠?

◆ 최재광> 네. 8월에 배포했습니다.

◇ 김현정> 이런 논란이 계속 이어지면, 혹시 다시 한 번 논의의 장을 마련한다든지 이런 생각도 있으세요?

◆ 최재광> 그런 부분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해야죠. 애국가라는 건 서울시교육청만의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국가의 상징이기 때문에요. 필요하다면 저희들이 의견도 듣고 다양하게 수정 결과를 거쳐서 국민의 정서에 맞게 해야죠.

◇ 김현정> 그런 부분은 오해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이세요. 우리 듣는 청취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애국가 낮춰 부르기 운동을 추진하신 분이세요. 서울시교육청의 최재광 장학관님 말씀 고맙습니다.

◆ 최재광> 감사합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