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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새영화> 회사에 이런 후배가…오피스 괴담 '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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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남부러울 것 없이 회사 생활을 하던 팀장 이선(나수윤). 신입사원 세영(박주희)이 제출한 허술한 보고서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한다.

대학에서 엑셀도 제대로 배우지 않았느냐고 세영을 다그치는 이선은 저녁 8시까지 보고서를 재작성해 오라고 지시한다.

그 시간까지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손가락 하나 포기하는 거야"라는 신경질적인 농담과 함께 말이다.

그런데 이 신입사원, 녹록지 않다.

"제가 시간 맞춰 일을 끝내면 팀장님은 무얼 거실 거예요?"

기가 찬 이선은 얼결에 손가락을 내기에 걸고, 세영은 오후 8시까지 완벽한 보고서를 제출한다.

"수고했어, 퇴근해."

이선은 이같이 말하며 퇴근하려 하지만, 세영은 손가락을 내놓으라며 집요하게 따라다닌다. 이선은 낮에 동료에게 들었던 세영의 대학시절 이야기가 떠오르며 공포감에 휩싸인다.

회사 생활을 오래하다 보면 '생불'(生佛)이 되기 십상이다. 책상을 엎어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다가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생각에 참고 참기 때문이다.

'마녀'의 주인공 세영은 비루한 얼굴로 하루를 버텨야 하는 일반 회사원들에게는 상당한 쾌감을 선사하는 캐릭터다. 그녀는 당한 건 반드시 이자를 쳐서 복수한다.

이런 '마녀'의 이야기는 현실과 환상성이 기묘하게 결합해 있다.

영화는 어린 시절부터 사랑받지 못한 세영이 우울한 주위 환경에 따라 '마녀'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처럼 진행되는 듯 보인다.

그러나 결말에 가서는 차곡차곡 쌓아온 이 같은 이야기를 일거에 허물어뜨린다. 사연은 허구고, 진실은 밀봉된다.

주술적인 공포감을 극적인 스릴러에 얹는 감독의 연출력에 눈길이 간다. '잉투기'(2013) 등의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한 유영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작은 독립영화에 주로 출연한 신인급 배우 박주희의 기묘한 매력도 영화에 신비감을 준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CGV무비꼴라쥬 창작지원상을 받았다. 무비꼴라쥬에서 배급한다.

9월 11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상영시간 93분.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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