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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허브향 담은 색색 송편… 우리가족 닮아 참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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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예쁜 송편 빚는 법

추석이 다가옵니다. 올해도 가족들이 모여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송편을 빚겠지요. 매년 추석 때마다 빚는 송편, 올해는 그 의미를 되새기며 좀 더 재미있고 맛있게 빚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떡 전문가들이 귀띔합니다. 송편 예쁘게 빚고 맛있게 즐기는 법.

조선일보

반죽에 호박, 딸기, 쑥, 흑미를 넣어 색상을 더하고 꽃송이를 장식한 꽃송편. 몇 개만 올려도 추석 상차림이 더욱 정성스러워 보인다.


햅쌀과 햇곡식으로 빚는 '오려송편'

"송편을 먹으면 소나무처럼 건강해지는 끈기가 생기며 절개, 정조가 강해진다고 여겨 백일이나 돌상에 반드시 오색송편을 올렸어요. '송편을 잘 빚으면 시집을 잘 간다'는 말이나 '송편을 잘 빚어야 예쁜 아이를 낳는다' '임산부가 속이 덜 익은 송편을 깨물면 딸을 낳고, 잘 익은 송편을 깨물면 아들을 낳게 된다'는 말 등 송편에 얽힌 속설도 참 다양하지요. 그만큼 송편은 서민들의 정서를 듬뿍 담은 떡이 아닐까 합니다."'한국의 전통병과'(교문사) '궁중의 떡과 과자'(소풍) 등을 펴낸 정길자 궁중병과연구원장의 말이다.

일반적으로 송편은 추석에만 먹는 음식으로 알고 있는데 추석에 빚는 송편은 '오려송편'이라 해 그 해에 가장 먼저 수확한 햅쌀과 햇곡식으로 빚은 것을 말한다. '오려'는 '이른 올벼'를 뜻하는 옛 우리말. 송편은 색깔과 소의 재료, 모양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 전통 송편은 일반적으로 멥쌀가루를 익반죽(뜨거운 물을 넣고 하는 반죽)해 알맞은 크기로 떼어 거기에 소를 넣고 반달 모양으로 빚은 후 솔잎을 깔고 찐다. 소는 깨·팥·콩·녹두·밤 등 그 해의 수확물을 찌거나 빻아서 만든다.

호박·허브가루… 소에 따라 맛도 천차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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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대신 잣을 넣은 꽃 모양 송편.


햇곡식들로 만든 소를 넣으면 무엇을 첨가하지 않아도 맛이 담백하지만 몇 가지 방법만 알면 좀 더 맛있게 만들 수 있다. '보기 좋은 떡, 먹기 좋은 떡'(비앤씨월드)의 저자 최순자(74) 명인은 "'삶은 호박을 넣은 깨송편'을 만들어보라"고 권한다. "깨 송편은 깨와 설탕만을 섞은 소를 넣는데 삶은 호박을 설탕에 조린 후 깨와 섞어서 소를 만들어 넣으면 송편 맛이 한결 부드럽고 담백해진다"는 게 최 명인의 말이다. 쑥의 섬유질 때문에 식감이 다소 거칠게 느껴지는 쑥 송편 역시 소를 만들 때 삶은 쑥에 콩가루를 섞어 넣으면 식감이 부드러워지고 맛이 고소해질 뿐 아니라 단백질이 보충돼 영양가도 높아진다고. 최 명인은 "송편을 만들 때는 전통적인 반달 모양만을 고집하지 말고 만드는 사람이나 가풍에 따라 개성 있게 빚는 것도 추석에 송편을 즐기는 방법"이라며 "특히 어린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인기 캐릭터 송편을 만들어보거나 간편하게 떡살이나 쿠키커터 등을 활용해 다양한 모양을 찍어 만들어보는 것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요리 전문가들이 떡을 배우러 다니는 곳으로 유명한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떡사랑'의 대표 서명환씨는 이번 추석 '향기 나는 송편 만들기'를 제안한다. 서씨는 "송편은 솔잎을 넣어서 찌기 때문에 특유의 솔향이 느껴지지만 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송편의 소에 허브가루를 살짝 넣어 보라"고 말했다. 허브 외에 소를 만들 때 유자청, 모과청, 생강청을 넣으면 달콤하고 알싸한 향이 느껴지는 매력적인 향 송편을 만들 수 있다고. 쫄깃한 떡을 만들고 싶다면 반죽을 할 때 익반죽 대신 날반죽(차가운 물을 넣고 하는 반죽)을 한다. "날반죽은 치댈 때 힘이 많이 들어가긴 하지만 쪘을 때 오히려 식감이 쫄깃하면서도 잘 굳지 않는 송편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서씨의 말이다. 색상이 다양한 송편을 만들고 싶다면 반죽에 호박, 딸기, 쑥, 흑미 등을 섞고, 모양을 내고 싶다면 만든 송편 위에 작은 꽃봉오리를 만들어 장식하거나 검은깨나 저민 대추 등을 얹어 장식해보도록 한다.

남은 송편 솔잎과 함께 보관, '송편맛탕' '송편꼬치' 별미

추석에 먹고 남은 송편을 보관하는 방법도 있다. 정길자 원장은 "송편을 보관할 때 지저분해 보인다는 이유로 솔잎을 떼고 송편만 따로 보관하는 경우가 많은데, 송편에 붙어있는 솔잎을 떼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면 좀 더 오래두고 먹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은 송편들은 다시 쪄 먹어도 되지만 아이디어를 더하면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서명환씨는 "남은 송편들은 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튀긴 후에 설탕을 넣고 졸여서 '송편맛탕'을 해 먹거나 튀긴 후 떡꼬치처럼 '송편꼬치'를 만들어 매콤한 소스를 발라먹으면 이색적"이라고 귀띔했다.

[글=행복플러스 박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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