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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예술로 들어온 기술…'스마트 스타일' 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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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예술에 기술이 침범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두 소재가 만나 가장 혁신적이고 보편적인 미래산업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간단한 벨트 하나만 차면 저녁식단에서 칼로리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고, 예쁜 핸드백 하나만 들어도 성범죄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 미래를 새로 지배할 웨어러블(wearable) 시대. 첨단기능을 탑재한 패션은 어디까지 진화했고, 앞으로 또 어떤 미래를 개척할 수 있을까.

[[기획/웨어러블 시대…패션, IT를 만나다]<上> 일상 바꾸는 '스마트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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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백화점 귀금속 매장에 들어간 한 커플. 진열된 반지의 대부분이 스마트 링이다. 이 링은 시각적 아름다움은 물론 첨단기능까지 갖췄다. 서로에게 간단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고 반영구적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통해 그날 기분에 따라 색깔을 바꿀 수도 있다. 키네틱 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별도 충전도 필요 없다. 스마트 링과 일반 반지 사이에서 고민하던 남자친구를 향해 여자친구가 쏘아붙인다. "이제 기능과 디자인이 떨어지는 '구식' 반지는 필요 없어."

#사례2 "뭐. 브래지어가 30만 원?" 아내 생일선물을 고르던 송모 과장은 명품매장도 아닌데 지나치게 높은 속옷가격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스마트브래지어' 상자에는 독특하게도 사용설명서가 함께 제공된다. 여기엔 '착용자 신체 상태에 맞는 마이크로웨이브 이미징 시스템이 탑재돼 유방암 조기 발견 및 심근경색 진단이 가능하다'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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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 기반의 스마트반지


일상의 필수품들이 첨단기능을 달고 다시 태어나고 있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벌어지고 있거나 조만간 실현될 패션의 현주소다.

패션아이템에 웨어러블(wearable·입는) 기술이 접목된, 소위 패션과 IT(정보기술) 기반의 '스마트패션'이다. 전문가들은 "웨어러블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패션아이템은 점차 설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며 스마트패션이 가져올 신물결에 주목하고 있다.

사례1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있는 제품이다. 히드라어드밴스트테코놀리지가 개발한 스마트반지는 아직 시장에 나오진 않았지만 소비자의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다.

사례2는 '핫(hot)한 헬스케어 웨어러블'의 미래를 현존 기술을 통해 가상으로 꾸며본 것이지만 상용화단계가 멀지 않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웨어러블 기기는 종류도 다양하다. 구글의 '구글글래스', 삼성의 '갤럭시기어', LG전자의 'G와치' 등 스마트 안경, 시계, 팔찌 등 액세서리형이 웨어러블 기기 1세대라면 의복이나 생활섬유 제품과 일체화된 '직물의류일체형'이 2세대, 스킨패치와 같은 '신체부착형'이 3세대로 인식되고 있다. 지금은 1·2세대 제품들이 다양하게 개발되며 소비자의 호기심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추적센서가 부착된 핸드백에서 칼로리가 자동 계산되는 벨트까지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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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센터 나비의 '웨어러블 해카톤' 창작워크숍에서 선보인 원격으로 제어되는 무대의상. 방자영, 이윤준으로 구성된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Bang&Lee와 패션브랜드 크레스에딤(CRES. E DIM.)의 김홍범 디자이너는 무선통신 제어가 가능한 LED를 소재로 공연에 활용될 수 있는 무대 의상을 제작했다. /사진제공=아트센터 나비


◇성 범죄 예방 핸드백부터 유방암 진단 속옷까지…

최근 SK아트센터나비에서 열린 창작워크숍 '웨어러블 해카톤'에선 성범죄 예방 핸드백이 선보였다. 이 핸드백은 성범죄 예방을 위해 추적센서를 내부에 부착, 위기시 인근 경찰서나 지인에게 긴급메시지가 자동 전송되도록 했다.

이 자리에는 다양한 재난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1인용 배낭형 셸터를 비롯해 무선통신 제어가 가능한 LED와 광섬유로 만든 공연용 의상·신발에 센서를 부착해 발자취를 보여주는 제품도 모습을 드러냈다.

스마트패션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쪽은 역시 의류다. 얼마 전 인천에서 열린 '패션, 테크놀로지'란 주제의 프로그램에는 디지털을 입은 의류의 다양한 첨단기술이 공개됐다. 체형을 측정하는 장비인 '보디스캐너'를 자신을 대신할 아바타에게 적용하면 어디서든 직접 옷을 입어보지 않고도 옷이 잘 어울리는지 여부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3세대 웨어러블 중 가장 먼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이는 분야는 건강관리다. 스마트브래지어에 이어 스마트벨트는 뱃살이 고민인 이들에게 최적화된 상품이다. 착용만으로 허리둘레부터 총 걸음 수, 소모된 칼로리 양까지 스마트폰을 통해 표시해준다.

전문가들은 "패션과 기술을 접목한 웨어러블 기기는 일상부터 교육, 건강 등 그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며 "인간의 몸에 걸친 패션이 하나의 작은 컴퓨터가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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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해카톤' 창작워크숍에서 선보인 재난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1인용 배낭형 쉘터(shelter). 이동욱, 홍권, 노현정, 남상철로 구성된 팀 IVAAIU City Planning과 패션디자이너 박준호의 협업 작품이다. 이 쉘터는 구조가 되는 레일이 접혀서 가방형태로 몸에 지닐 수 있는 형태를 지향한다. /사진제공=아트센터 나비웨어러블 패션을 위한 옷감형 태양전지 세부구조


김고금평기자 da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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