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돌아온 류현진 ‘완벽했다’… 부상 18일 만에 샌디에이고전 선발 호투 ‘시즌 14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 위력… 7이닝 7탈삼진·1실점으로 막아

매팅리 감독, 로스터까지 변경 ‘샌디에이고 천적’ 류 등판시켜

불안한 1위 다저스, 한숨 돌려

잘 쉬고, 건강하게 돌아왔다. 류현진(27·LA 다저스)이 18일 만에 부상에서 돌아와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팀이 꼭 필요할 때 승리를 따내는 공식은 이번에도 변함없었다.

류현진이 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14승째를 따냈다. 지난달 14일 애틀랜타전에서 엉덩이 부상을 당한 뒤 18일 만의 등판이었다. 우려했던 부상은 깨끗하게 나았다. 류현진은 “생각보다는 전혀 이상이 없었다. 아픈 부위도 없었고 평상시와 똑같았다. 불안한 생각도 없었다. 며칠 쉬어서 그런지 오히려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1회부터 153㎞ 속구를 씩씩하게 던졌다. 고속 슬라이더의 위력은 여전했고, 커브는 더 좋아졌다. 이날 잡은 삼진 7개 중 5개가 커브로 잡아낸 것이었다. 류현진은 “다른 날보다 커브의 각이 더 좋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원조 주무기 체인지업은 비록 1회 첫 타자 안게르비스 솔라르테에게 던졌다가 2루타를 맞았지만 이후 우타자 상대로는 효과적이었다. 류현진은 또 “체인지업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모든 구질이 괜찮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의 ‘배려’에 ‘승리투’로 응답했다. 매팅리 감독은 이날 로스터 변경을 감수하면서까지 류현진을 샌디에이고전에 등판시켰다. 류현진은 이날 후안 유리베와 함께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왔고 대신 내야수 미겔 로하스와 투수 카를로스 프리아스가 트리플A로 내려갔다.

류현진이 샌디에이고의 ‘천적’이라는 점을 고려한 등판이었다. 부상에서 돌아와 조금 더 편안한 상태에서 던질 수 있도록 한 배려이기도 했다. 데뷔 후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3승 무패, 방어율 0.71을 기록 중이던 류현진은 이날도 7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이제 샌디에이고 상대 통산 전적은 4승 무패, 방어율 0.84가 됐다.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은 “류현진은 이제 ‘파드리스 킬러’가 됐다”고 보도했다.

사실 다저스는 불안한 1위를 지키고 있었다. 앞선 2경기에서 모두 샌디에이고에 끝내기 패배를 당하는 바람에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2위 샌프란시스코에 2.5경기까지 쫓긴 터였다. 류현진은 부상에서 돌아와 팀을 구하는 승리를 따냈다. 샌프란시스코도 이날 밀워키에 15-5로 크게 이겼다. 류현진의 승리가 아니었더라면 자칫 1.5경기 차로 바짝 쫓길 뻔했다.

올 시즌 류현진에게 부상은 오히려 휴식이 됐고, 약이 됐다. 지난 5월 어깨 통증 때문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돌아왔을 때도 복귀전(5월22일·뉴욕 메츠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뒤 4경기 연속 승리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류현진도 “모든 투수에게 (적당한 휴식이) 좋다고 생각한다. 길지만 않으면”이라고 말했다.

매팅리 감독의 배려는 경기 후반에도 이어졌다. 7회까지 투구수 84개에 불과해 데뷔 후 2번째 ‘완투승’이 기대됐지만 8회초 공격 때 대타로 교체됐다. 류현진은 “감독님이 잘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에 대한 ‘배려’와 표적등판 ‘노림수’ 모두 적중한 매팅리 감독은 “첫 타자에게 안타를 맞고나서야 시동이 걸린 것 같다”면서 “상당히 잘 던져줬다”고 칭찬했다. 8회 강판에 대해서는 “6회부터 피곤한 기색이 있었다”고 말했다. ‘천적’ 류현진을 만나 또 패배한 샌디에이고의 버드 블랙 감독 역시 “류현진이 던지는 4가지 구종이 모두 탁월하다. 그는 정말 완벽한 투수”라며 완패를 인정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