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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병사 평일 면회 첫날 신청 '0'…'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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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 없는 탁상행정" vs "불안 해소 효과 기대"

연합뉴스

(포천·춘천·화천=연합뉴스) 이해용 이재현 임병식 최해민 기자 = 병사들의 평일 면회 시행 첫날인 1일 경기와 강원 지역 군부대에 면회를 신청한 건수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현재까지 경기와 강원 지역 최전방 부대에 잠정 집계된 병사 면회 신청은 '0' 건이다.

이처럼 평일 면회 신청이 전무한 것은 제도 시행 하루 전에야 소식이 알려진데다, 병사나 부모들도 이 제도의 현실성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원 지역 최전방 부대는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이 쉽지 않아 현실적으로 평일 면회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여기다 평일 면회의 횟수 제한 여부나 면회 복귀 시간 등 세부 지침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은 탓에 병사나 부모들은 오히려 반신반의한 채 혼란스럽기만 하다.

가뜩이나 최전방 일반전초(GOP) 근무 장병은 작전 임무와 지리적 여건 탓에 휴일 면회만 가능하다.

그나마 이번 주말 GOP 근무 장병에 대한 면회 신청은 추석 명절을 앞둔 터라 서부전선 전방부대에 여러 건의 면회 신청이 접수된 것이 고작이다.

이렇다 보니 이 제도가 현실성 없는 '탁상행정식' 병영문화 개선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군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중동부전선 군부대의 한 간부는 "병사들의 일과 종료 시각이 오후 6시인데, 곧바로 면회 외출을 나가더라도 일석점호 전까지 길어야 2∼3시간밖에 여유가 없다"며 "그 사이 병영 내 내무생활은 남아 있는 부대원이 도맡을 수밖에 없어 효율성이나 현실적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먼 곳에서 최전방부대로 면회 오는 부모는 일과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잠깐 아들을 만나고 되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이들에게 평일 면회는 비현실적인 제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누구나 언제든지 면회할 수 있기 때문에 막연한 걱정을 덜 수 있고, 병사 자신도 복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군부대 관계자는 "최근 세상에 드러난 병영 부조리는 대부분 외부와 단절 때문에 곪고 곪았다가 터진 경우"라며 "평일에도 면회가 가능해지면 고립감이나 부모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해온 GOP 근무 병사들은 병영 부조리가 사회문제화된 현 시점에서 시행된 이 제도를 매우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평일 면회도 추석 연휴 뒤부터는 일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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