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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관동대지진 91주년...여전히 사과 없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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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은 일본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지 91년째 되는 날입니다.

6천여 명의 무고한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뿌렸다'는 등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잔혹하게 살해됐는데요.

일본 정부는 아직도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최명신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91년 전 억울하게 숨진 넋을 기리기 위한 진혼무가 펼쳐집니다.

대규모 학살이 자행됐던 바로 그 자리에서 30년 넘게 이어져 온 행사입니다.

추모행사에는 호센카, 우리 말로 봉선화라는 꽃이름의 일본 시민단체도 참가했습니다.

관동대학살의 참혹성을 알게 된 일본인들이 진상 규명을 외면하는 일본 정부를 대신해 당시 살해된 조선인 유골을 발굴하고 생존자의 증언을 채록하는 일에 앞장서 왔습니다.

사재를 털어 추도비도 세웠습니다.

지난 5월에는 모임을 결성해 일본 시민 5천여 명의 서명을 담은 청원서를 일본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뒤늦게라도 조선인 대학살을 인정하고 사죄하라는 내용입니다.

[인터뷰:니시자키 마사오, 봉선화(호센카) 이사]
"'군대가 찾아와서 기관총을 강둑에 설치하고 조선인을 계속 쏴 죽였다'. '대단히 참혹하게 살해했다'는 이야기를 당시 목격자에게서 직접 들었습니다."

관동대지진의 진상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회원들은 일본 사회에 난무하고 있는 혐한시위와 인종차별 발언을 경고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일본은 만들겠다'는 아베 정권의 슬로건아래 일본 교과서에서 잇따라 '학살'이라는 표현이 사라지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인터뷰:니시자키 마사오, 봉선화(호센카) 이사]
"다시 관동대지진 때 같은 대학살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헤이트 스피치나 혐한시위를 보고 있노라면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사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익들은 국제사회의 잇따른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담화마저 폐기하라며 역사의 시계추를 과거로 되돌리려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관동대지진이 있던 날을 '방재의 날'로 지정해 매년 대대적인 지진대비 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에 대한 언급은 일본 정부나 일본 언론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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