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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20년만에 컴백한 닌자거북이…그들이 마냥 달갑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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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영화나 TV 속에는 숨겨진 과학원리가 많다. 제작 자체에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것은 물론 스토리 전개에도 과학이 뒷받침돼야한다. 한번쯤은 '저 기술이 진짜 가능해'라는 질문을 해본 경험이 있을터. 영화·TV속 과학기술은 현실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상용화는 돼있나. 영화·TV에 숨어있는 과학이야기.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연구동향과 시사점을 함께 확인해보자.

[[팝콘사이언스-57]日원전 오염수 바다 유입…방사능 돌연변이 동물 사진·괴소문 끊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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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터틀의 한 장면/사진=CJ E&M


여름의 끝자락에 극장가는 돌연변이들의 액션활극으로 채워지고 있다.

극 중 너구리 형상을 한 '로켓'(브래들리 쿠퍼 분)과 나무껍질·뿌리로 이뤄진 '그루트'(빈 디젤), 녹색피부를 가진 '가모라'(조 샐다나)까지 우주를 평정한 범죄자들이 영웅으로 탈바꿈 되는 과정을 그린 SF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방사능 노출로 인해 돌연변이가 된 닌자거북이 4총사의 활약을 그린 '닌자터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특히 28일 개봉한 영화 '닌자터틀'은 TV애니메이션, 영화 등으로 익숙했던 '닌자거북이' 시리즈를 새롭게 리부트한 작품이다. 실사영화로는 1993년 제작된 '닌자거북이3' 이후 20여 년 만이다. 악당과 맞설 때 거북이들이 외치는 "코와붕가"(Cowabunga) 기합이 반갑게 들린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그들의 임무는 뉴욕 수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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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터틀의 한 장면/사진=CJ E&M<br><br>


닌자터틀은 개봉일 박스오피스 5위로 출발했다. 흥행면에선 불안하 스코어다. 29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닌자터틀'은 개봉일인 28일 하루 동안 전국 469개 스크린에서 총 4만8039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한편, 같은 날 1위는 '인투 더 스톰'(9만 7121명), 2위는 '해적:바다로 간 산적'(9만4589명), 3위는 '명량'(5만9535명)이었다.

1984년 코믹북으로 등장한 '닌자거북이'는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TV애니메이션과 실사판 영화로 제작돼 국내외 열혈 팬층을 확보했다.

녹색 빛을 띈 거북이지만, 유전자 조작 실험으로 인해 인간처럼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닌자터틀 4총사 '레오나르도' '도나텔로' '라파엘' '미켈란젤로'는 악당 슈레더의 조직 풋 클랜의 범죄를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처리한다.

이번 작품은 실사판으로 제작돼 전작에서 보던 귀여움을 기대하긴 어렵다. 할리우드 영화제작 트렌드로 자리 잡은 모션캡처 기술을 바탕으로 주인공 거북이를 만든 까닭이다.

전작의 아련한 추억을 이번 작품에서 되새기고 싶다면 악당과 맞서 싸울 때 연출되는 뛰어난 무술 실력 정도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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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흥미롭고 재미있다. 하지만 방사능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닌자거북이란 설정만큼은 지금의 현실에선 달갑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일본 방사능에 노출된 기형 생물 사진이 계속적으로 게재 돼 사람들의 불안감이 줄지 않고 있다.

일본 도심에 거대 도롱뇽이 출현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돌연변이의 등장이라는 주장도 나왔고, '눈 셋 달린 물고기' 등 일본 방사능 돌연변이 동물 사진과 괴소문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내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 들었다는 의혹을 인정했다. 고준위 방사능 오염수가 하루에 약 300톤씩 바다로 유입됐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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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일본 거대 도룡뇽


도쿄전력은 이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지상 저장탱크 오염수 누수는 지난 3월 이후 더 이상 보고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지하수'이다. 하루 800톤의 지하수가 원자로 건물로 흘러 내려오고 그중 400톤은 건물 안으로 유입돼 고농도 오염수로 바뀐다.

인접국가인 우리나라가 느끼는 불안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먹거리에 대한 안전 문제가 가장 큰 걱정거리이다.

정부는 기준치를 넘지 않으면 괜찮다고 하지만 세슘·스트론튬 등의 방사성 물질은 기준치 이내로 검출돼도 인체에 축적되면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세슘·스트론튬은 내부피폭 시 가장 문제가 큰 방사성 물질이다.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는 '일본 원전 오염수, 문제 되는 까닭'이란 기고에서 "세슘이 체내에 들어가면 우리 몸은 세슘을 필수 원소인 포타슘으로 인식하게 된다"며 "포타슘은 우리 몸의 물질대사에 꼭 필요한 무기질이므로 이를 세슘이 대체할 경우, 우리 몸에는 이상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세슘의 반감기는 30년이다.

세슘은 주로 근육에 농축돼 불임, 골수암, 갑상선암, 유방암 등을 일으킨다. 임산부가 세슘을 섭취했을 경우 모유에서도 검출될 수 있다. 같은 양의 음식을 먹더라도 세슘에 관해선 어린이가 더 취약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후쿠시마를 포함해 17개 현의 식품을 조사중이며, 기준치를 초과하는 식품은 극히 드물다고 밝혔다. 올해 4∼7월 실시한 조사에서 0.15%만이 기준치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조사가 전수가 아닌 샘플조사라는 점에서 여전히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이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을 완벽하게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류준영기자 j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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