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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檢 “만만회 실체없다” 박지원 기소… 무책임 폭로에 불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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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로비 등 3건 명예훼손 혐의… “선거 겨냥한 의도적 허위 주장”

朴 “구체적 실명 거론한적 없어… 검찰의 민감한 반응 이해안돼”

새정치聯 “야당 재갈물리기” 반발

[동아일보]
동아일보

박근혜 대통령이 저축은행 로비스트와 깊은 관계가 있고 대통령 비선조직인 일명 ‘만만회’가 청와대 인사에 개입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72·사진)이 명예훼손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검찰은 박 의원이 ‘아니면 말고’식 폭로를 반복적으로 해왔다고 보고 형사처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박 의원과 야당은 즉각 “재갈 물리기”라고 반발하고 있어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 檢, “박 의원 주장은 의도적 의혹 제기”

서울중앙지검은 허위 사실을 적시해 박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명예훼손 및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 위반)로 박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그는 총 4건의 고소를 당했는데 이날 검찰이 기소한 박 의원의 혐의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올해 6월 라디오 방송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만만회(이재만 대통령 총무비서관,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씨, 박 대통령의 옛 보좌관 정윤회 씨)’가 청와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부분이다. 또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에 출연해 “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 씨(74·복역 중)와 박 대통령이 여러 차례 만났다”고 발언하고 이를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한 것, 삼화저축은행 신삼길 회장의 불법자금 24억 원이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유입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부분이 포함됐다.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이 1000억 원을 증자하는 데 유력 정치인이 개입됐다는 사건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동안 박 대통령과 로비스트 박 씨의 접촉 의혹은 형사4부에서 2년 넘게 수사했고, 최근 시민단체가 고발한 ‘만만회’ 의혹 제기 사건은 형사1부가 수사해왔다. 검찰은 총 20차례가 넘게 소환 통보를 했지만 박 의원이 출석하지 않아 최근 서면조사를 한 뒤 박 의원을 곧바로 기소했다.

검찰은 만만회 의혹의 당사자인 정윤회 씨를 이달 중순 직접 조사했다. 또 정 씨가 제출한 통화 기록 등 증거와 진술의 신빙성을 검토한 결과 “만만회는 실체가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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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달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도 서면으로 조사해 “공직 인사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 정윤회 씨와도 교류 자체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박 의원이 허위 사실을 주장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이례적으로 신속한 수사와 처분이 이뤄졌다는 점, 현직 국회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하는 사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검찰 처분의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검찰은 박 대통령과 저축은행 로비스트 박 씨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보고 박 의원의 의혹 제기를 허위로 판단했다. 검찰은 이미 최초 제보자인 운전기사 김모 씨를 별도로 기소했으며 그는 올해 4월 명예훼손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특히 검찰은 박 대통령과 저축은행 로비스트의 연관성을 제기한 것은 2012년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판단했다. 박 의원 측이 제보를 받은 시점은 2011년 가을이지만 이를 폭로한 것은 대선 예비후보 등록일이 다가오던 2012년 4월이라는 점에서 의도적인 의혹 제기라는 것이다.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박태규 씨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라고 일축하고 박 의원을 고소했다.

○ 박 의원 “언론 보도 내용도 말 못하나”

박 의원은 29일 검찰의 공소 사실을 전부 반박했다. 박 의원은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에서 실명이 거론됐지만 나는 동아일보 등 언론 인터뷰에서 만만회의 구체적인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도 이날 “전광석화처럼 진행되는 야당 정치인에 대한 수사는 재갈 물리기”라고 비난했다.

장관석 jks@donga.com·조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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