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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 IS·알카에다·탈레반 모두 석방요구한 '레이디 알카에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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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그달 병장·폴리 기자·26세 여성 등과 맞교환 대상 거론

美 교육받은 파키스탄 출신 과학자…테러 모의로 86년형

연합뉴스

'레이디 알카에다'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여성 과학자 아피아 시디키(46).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탈레반은 버그달 병장과, 이슬람국가(IS)는 폴리 기자 대신…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모두가 석방을 원하는 여성.'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무장단체 IS에서 재차 석방을 요구한 파키스탄 여성 과학자 아피아 시디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S뿐만 아니라 여러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으로부터 인질 맞교환 대상으로 수차례 거론된 전력 때문이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26일(현지시간) IS가 인도주의 지원 단체 소속 26세 미국 여성 인질과 교환을 요구한 시디키를 소개하면서 이전에도 알카에다나 탈레반 등 극단주의 무장단체에서 그의 석방을 요구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FP 등에 따르면 '레이디 알카에다'로도 알려진 시디키는 올해 46세의 파키스탄 국적 여성으로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신경과학을 공부하고 브랜다이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엘리트 과학자다.

시디키는 2008년 시안화나트륨(청산가리)과 테러계획이 적힌 종이를 가지고 있다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붙잡혔다. 이후 아프가니스탄 내 미국인을 공격·살해하려 한 혐의로 미국에서 재판을 받았으며 2010년 86년형을 선고받아 텍사스 교도소에 갇혀 있다.

시디키가 체포 당시 가지고 있던 종이에는 폭탄·화학무기 제조법과 에볼라 바이러스 무기화 계획, 자유의 여신상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등 미국 내 주요 장소에 대한 테러계획 등이 적혀 있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미군 관계자들로부터 조사받을 당시에는 취조실 안 탁자에 놓여 있던 총기를 집어들어 쏘는 등 거세게 저항하기도 했다고 FP는 전했다.

그는 또한 9·11 테러를 지휘한 알카에다 전 작전사령관 칼리드 셰이크 무함마드의 조카와 재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디키는 아프간에서 체포돼 미국에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모국 파키스탄 사회의 커다란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된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에 따르면 2010년 유죄판결 당시 파키스탄 주요 일간지 모두가 관련 내용을 1면에 실었으며 몇몇 기사에서는 이슬람권에 대한 미국인의 반감 때문에 평결이 왜곡됐다고 비난했다.

파키스탄에서는 또한 '아피아 시디키 여단'이라는 이름을 가진 무장세력 등 시디키 옹호세력이 그의 체포·구금에 대한 보복으로 경찰과 법원청사 등 정부 시설을 공격, 수십명의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시디키가 수감된 이후 알카에다와 탈레반, IS 등 여러 극단주의 세력들은 꾸준히 그의 석방을 요구해왔다.

알카에다는 2011년 말 파키스탄에서 미국인 남성 워런 웨인스타인을 납치한 뒤 최고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나서서 시디키를 교환 상대로 지목했다.

탈레반은 2010년에는 영국인 구호단체 직원 린다 노그로브 대신 시디키를 풀어달라고 요구했고, 이듬해 납치한 스위스인 2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시디키를 재차 요구했다.

가장 최근에는 IS가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하기 전 인질 교환 대상으로 시디키를 지목했다는 사실이 미국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FP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뿐만 아니라 파키스탄 정부도 2년 전 '시디키를 풀어주면 탈레반에 납치된 보 버그달 병장이 석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미국 정부에 제안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FP는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전·현직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테러 세력에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이유로 버그달과 시디키의 맞교환 제안을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버그달 병장은 탈레반에 억류된 지 5년 만인 지난 6월 탈레반 죄수 5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풀려났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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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과격 단체 '이슬람국가'(IS)가 26일(현지시간) 테러 기도 혐의로 미국에서 수감중인 여성 과학자 아피아 시디키의 석방을 요구했다. 사진은 2013년 9월 파키스탄 페샤와르에서 시디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 모습. 2014.8.27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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