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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TF의 눈] '승률 0%' 판 할! '맨유 추락'은 모예스 아닌 퍼거슨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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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루이스 판 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시즌 초반 3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 맨유 트위터 캡처


[더팩트ㅣ이현용 기자] '판 할 체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부진에 빠졌다. 데이비드 모예스(51) 감독이 명장이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맨유는 초반 3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사령탑에서 물러난 지 1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알렉스 퍼거슨(73) 감독의 빈자리는 크게 느껴진다.

맨유는 27일(한국 시각) 밀턴 케인스 덴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2015시즌 잉글리시 캐피털원컵 2라운드 밀턴 케인스 돈스(3부리그)에 0-4로 크게 졌다. 실망을 넘어 충격적인 패배다. 맨유는 시즌 초반 3경기에서 1무 2패를 기록했다. 프리시즌 전승의 오름세는 온데간데없고 지난 시즌 맨유를 보는 듯하다.

맨유는 최근 3경기에서 2득점 6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1골도 넣지 못했고 2골을 내줬다. 맨유는 2014~201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 스완지 시티전에서 전반 28분 기성용(25)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웨인 루니(29)가 후반 8분 동점골을 터뜨렸지만 후반 27분 질피 시구르드손(25)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공을 오랜 시간 소유하고도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지 못한 맨유는 홈 개막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선덜랜드전도 나아지지 않았다. 점유율은 높았지만 슈팅 숫자에서 10-11로 오히려 밀렸다. 선제골을 넣고도 경기를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지 못했다. 밀턴 케인스 돈스와 경기는 스코어에서 알 수 있듯이 변명의 여지가 없다. 말그대로 처참한 결과다.

맨유는 지난 시즌 개막 전만 해도 에버턴을 성공적으로 이끈 명장의 부임으로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EPL 출범 이후 단 한차례도 3위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는 맨유는 19승7무12패(승점 64) 리그 7위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진출에도 실패했다. 모예스 감독은 임기는커녕 첫 시즌 도중 경질되는 아픔을 겪었다.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이 있는 가운데 지휘봉을 내려놨고 맨유는 또 다른 명장 루이스 판 할(63)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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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퍼거슨(오른쪽)은 21년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지휘면서 놀라운 성적을 남겼다. / 맨유 페이스북


지난 시즌 모예스 감독을 보면서 축구 팬들은 퍼거슨 감독의 위대한 지도력을 더욱 또렷이 느꼈다. 같은 스쿼드였지만 감독에 따라 팀의 무게감이 하늘과 땅 차이였다. 퍼거슨의 맨유는 지지 않는 팀이었다. 경기력에 상관없이 90분이 지나고 승점 3을 챙기는 팀은 맨유였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맨유가 패하는 장면은 보기 어려웠다. 확실한 '승리 DNA'를 가진 팀이었다. 1986년 11월 부임한 알렉스 퍼거슨(73) 감독은 맨유의 EPL 역사와 함께했다. EPL 출범부터 맨유를 맡아 왕조를 건설했다. EPL 21시즌 동안 13번 정상에 올랐고 2위 5번, 3위 3번이었다. 3위가 가장 낮은 순위였다. 전력과 관계없이 퍼거슨의 이름만으로 매 시즌 우승 후보로 가장 먼저 언급되는 팀이 맨유였다. 하지만 모예스의 맨유는 그렇지 않았다. 오름세에 있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패하며 선두권을 향한 발길을 멈췄다.

맨유는 실종된 '승리 DNA'를 찾기 위해 판 할 감독을 영입했다. 모예스 감독과 판 할 감독의 가장 큰 차이는 우승 경력이었다. 판 할 감독은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3위에 올려놓았고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모두 우승을 경험한 지도자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정상에 오른 적이 있다. 우승컵이 19개에 달한다. 판 할의 맨유는 프리시즌에 전승을 기록하며 승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시즌 초반 성적은 퍼거슨을 그리워한 모예스의 맨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시즌의 악몽이 자꾸 떠오르고 있다.

퍼거슨의 맨유는 대표적인 '슬로 스타터'였다. 시즌 초반 부진하더라도 이내 시즌 종료가 가까워지면 선두 경쟁을 하는 팀이었다. 지난 시즌 초반 모예스 감독이 부진하자 팬들은 맨유가 늦게 발동이 걸린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기대는 무너졌다. 과연 대표적인 '슬로 스타터' 지도자인 판 할 감독이 모예스의 무능을 증명할지 아니면 퍼거슨의 급이 다른 지도력을 다시 조명받게 할지 올 시즌 맨유의 행보에 축구 팬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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