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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아듀 캡틴'…조성환, 은퇴식 눈물의 남다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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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이대호 기자] "글쎄요. 바로 눈물을 흘릴 거 같진 않은데…그런데 부모님이 오신다면 눈물이날 것 같아요."

롯데 자이언츠 영원한 캡틴, 조성환이 화려한 은퇴식과 함께 16년의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1999년 5월 17일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은 신인선수 조성환은 15년이 지난 2014년 8월 23일 사직구장에서 롯데-LG전이 끝난 뒤 은퇴식을 가졌다.

경기 전 조성환에게 "오늘 정말 눈물이 나올 것 같냐"라고 물었다.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바친 야구장,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날 많은 선수들은 눈물을 보인다. 그래서 롯데 구단도 이번 은퇴식 컨셉을 '조성환을 울려라'로 잡았다.

조성환은 "원래 눈물이 많지는 않다"면서도 "부모님을 사직구장에서 뵈면 눈물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왜 일까. "부모님이 몸이 불편하셔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내려오시지 못했어요. 제가 사직구장에서 뛰는 걸 보지 못하신거죠. 그런데 오늘 사직구장에 오신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아요."

결과만 말한다면 조성환은 진작부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경기 전 LG 최고참 이병규가 조성환을 만나 "왜 벌써 가냐"고 농담을 던졌는데, LG 쪽에서 꽃다발과 액자를 전달할 때 이병규와 포옹을 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경기가 끝난 뒤 롯데는 곧바로 조성환의 은퇴식을 준비했다. 구장의 불이 꺼지고, 관중들의 휴대전화 불빛이 사직구장을 채웠다. 불펜에서 차를 타고 등장한 조성환은 천천히 구장을 한 바퀴 돌면서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다시 조성환의 눈물이 눈가에 맺혔다.

이후 롯데 팬들이 선정한 조성환의 선수생활 '명장면 10선'이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역시 1위는 2008년 삼성 오승환을 무너뜨린 끝내기 안타였다. 조성환은 2루에 서서 그 영상을 보며 만감이 교차한 듯했다.

그리고 영상편지가 이어졌다. 현 주장 박준서, 송승준, 영화배우 안성기의 영상이 나왔다. 갑자기 조성환이 고개를 숙인 채 들지 못했다.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가 자랑스러운 아들의 선수생활 마지막 가는 길에 축하인사를 보낸 것.

조성환은 아버지의 영상을 보며 계속해서 눈물을 쏟았다. 영상 속 어머니가 흐느끼는 모습에 다시 울었다. 자필편지를 읽으면서도 여러 생각이 들었는지 말문을 이어가지 못했다.

편지 낭독이 끝나고 기념패 등 조성환에게 다양한 선물이 쏟아졌다. 공식 은퇴식의 마지막은 아이스버킷 챌린지, 조성환은 후배들의 행가래를 받으면서 2루에서 내려왔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며 조성환은 왼 손으로 첫째 영준군의 손을, 오른 어깨에 둘째 예준군을 안고 돌아왔다. 예준군은 이제 더 이상 선수가 아닌 아버지 어깨에 기대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cleanupp@osen.co.kr

<사진> 부산=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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