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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우리나라 여성 80%이상 "성변태 피해경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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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지나가다 바바리맨을 마주한 경험은 웬만한 여성들은 한번씩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10~40대 국민의 16%가 각각 ‘성적 노출증’과 ‘성적 접촉증’을 가진 사람들로 인해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52)의 음란행위로 떠들썩한 가운데 국내에서 성적 노출증과 성적 접촉증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정신과전문의)는 지하철과 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10~40대 일반인 441명(평균나이19.5±4.8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성적노출군에 의한 피해경험은 69명(15.6%)이, 접촉군에 의한 피해경험은 46명(10.7%)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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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노출군 피해자를 보면 여성이 54명(90.0%)으로 남성(6명·10%)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성적 접촉군 역시 여성 33명(86.8%), 남성 5명(13.2%)으로 여성 피해자가 훨씬 많았다.

특히 성적 노출행위와 접촉행위를 두차례 이상 당한 경우도 각각 남녀 각각 34명(56.7%), 6명(9.9%)이나 됐다.

여성 피해자가 대부분이었지만 여성 가해자(속칭 바바리 우먼)도 드물게 경험한 남성도 있었다.

성적 노출행위를 당한 곳은 학교·직장 23명(38.0%), 도로 14명(23.4%), 집·집근처 10명(16.7%) 순으로 나타났다. 또 성적 접촉행위를 당한 곳은 버스 안 5명(8.3%), 환승역·정거장 4명(6.7%), 지하철 안 2명(3.3%) 순이었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피해장소가 학교·직장, 도로, 집근처 등 피해자가 생활하는 반경 내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 주목할만 하다.

미국은 뉴욕에서 올해 이뤄진 조사결과를 보면 한적한 주차장, 공원, 차안에서 피해자가 많았다. 성적 접촉행위를 당한 장소도 우리나라는 버스 안, 환승역, 지하철의 순이었는데 외국은 지하철이 압도적이었다.

성적 노출행위 이후에 경찰에 신고한 경우는 7명(11.7%)에 그쳤고 가족·친구에 보고한 경우는 49명(81.7%)이었다. 성적접촉행위 이후에 경찰에 신고한 경우는 없었으며 가족·친구에 보고한 경우는 14명(36.8%)이었다.

국내 성적 피해자들은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가족이나 친구에게 말하는 것에 그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성적 노출행위 피해를 당한 이후에는 18명(30%)에서 행동변화가 있었다.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14명(23.5%), ‘복잡한 곳을 피하게 됐다’ 5명(8.4%) 등의 응답이 많았다. 하지만 피해자 일부는 두통, 불안,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을 호소했다.

성적 접촉행위 피해 이후의 행동변화는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8명(13.3%), ‘다른 사람들이 가까워지면 신경이 쓰였다’ 4명(6.6%)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임명호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우리나라는 성적 피해자들이 경찰에 잘 신고하지 않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가족이나 친구가 피해자를 대신해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최근 열린 대한추계심리학회에서 발표됐다.

<비즈앤라이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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