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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IS 상대하기 어려운 이유…비밀병기는 ‘3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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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이슬람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는 우리가 보는 것 이상의 테러단체다”(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

IS가 미국인 기자 참수로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지만 이들의 무서운 세력 확장에 제동을 걸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21일(현지시간)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에서 급격히 확산하고 있는 IS에 대해 “전통적인 테러단체 이상으로 잘 무장되고 훈련 받았으며 엄청난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며 위험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IS의 기세에 대응할 마땅한 돌파구는 없는 상황이다. 미 CNN방송은 IS를 상대하기 힘든 이유로 ▷막대한 영토 ▷풍부한 인적ㆍ물적 자원 ▷온건 반군 세력 척결 ▷타부족과 공동전선 구축 ▷이라크 정부 총체적 부실 ▷국제적인 공조 부족 등을 꼽았다.

▶요르단보다 넓은 영토 =IS의 세확장은 가공할 만하다. 이라크 북서부를 장악하고 시리아 북부까지 손에 넣는데 8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티그리스 강 주변의 영토도 IS의 실권 아래 있다. CNN방송은 “IS가 지배하는 영토가 이웃나라 요르단보다 넓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광활하게 뻗어있는 IS는 테러작전을 어렵게 한다. 이는 9.11테러 주범인 알카에다와도 확연히 비교된다. 알카에다는 아프가니스탄 오지의 훈련캠프나 동굴 외에 별도의 영토를 보유하지 않았다. 그러나 IS는 이라크 모술과 시리아 라카 등 도시는 물론 유전, 주요 도로, 국경지역까지 장악하고 있다.

▶IS 비밀병기는 ‘3M’ = IS의 비밀병기는 ‘3M’이다. 사람, 돈, 군수품(men, money, munitions)이 바로 그것이다. CNN방송은 “IS가 다른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와 달리 중대한 무기와 노련한 대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군사기지를 손에 넣으면서 정부군보다 더 많은 중장비를 보유했다. 자금은 국경통제, 은행 공격, 유전 노획을 통해 조달했다. IS는 이라크 북부 원유 정제시설에서만 하루 200만달러(20억4500만원)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밀려드는 지원자는 IS의 인적자원을 풍부하게 하고 있다. 시리아 인권감시단체에 따르면, IS는 지난 7월 한달에만 6300명의 신입대원을 받았다. 미국 정부는 IS의 활동대원 수를 1만5000명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이라크 분석가들은 그 수가 조만간 3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유럽과 호주, 옛소련 지역에서 가담하는 사람도 늘었다. 실제로 영국인 500명은 IS를 비롯한 무장단체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로 향했다.

헤럴드경제

시리아에서 IS에 가담해 활동하고 있는 영국인 지하디스트 ‘아부 압둘라 알 브리타니’가 트위터에 공개한 IS 대원들의 사진 [자료=아부 압둘라 알 브리타니 트위터]


▶온건파 척결ㆍ승리위한 공동전선 =IS를 더욱 공고화시키는 것은 철저한 원리주의다. 온건 성향을 나타내거나 IS에 가담하지 않으면 적으로 간주한다. 단적인 예가 야지디족 처단이다. IS는 야지디족 단 한 사람만 개종을 거부해도 같은 마을의 남자 전원을 몰살시켰다.

시리아에서는 온건 반군 세력을 척결했다. IS는 지난달 시리아 최대 유전지역인 동부 데이르에조르주와 중부 홈스 등지에서 온건 반군들을 몰아냈다. 시리아 온건 성향 반군은 남부에서는 정부군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밀리고, 북부와 동부에서는 IS에 점령지역을 뺏기는 샌드위치 신세다.

이런 가운데 IS는 승리를 위해서라면 타부족과 공동전선을 구축하기도 했다. 시리아에서는 현지 쿠르드족을 몰아내기 위해 샤라비아 부족과 공동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정부는 무능ㆍ국제사회는 시큰둥 =IS의 득세를 막지 못하는 또 다른 원인으로는 현지 정부의 무능력과 국제사회의 공조 부족이 지적됐다.

이라크의 통합 정부 구성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4일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자진사퇴하면서 하이데르 알 아바디 총리 지명자가 미국과 쿠르드 족 등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IS에 대항한 진정한 진전을 보이기는 아직 갈길이 멀다고 CNN은 지적했다.

IS에 맞서려는 국제 사회의 공동 대응도 전망이 어둡다. 미 싱크탱크의 브라이언 피시맨은 “IS 붕괴를 위한 리스크와 비용에 정치적 합의 도출이 힘들 것”이라며 “만약 그렇게 된다고 해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엄청난 정치적 변화가 뒤따를 것”이라고 비관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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