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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 IS, 폴리 몸값 1천357억원 요구…美 '몸값대응'고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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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테러단체 몸값 거부 원칙…佛·스페인은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연합뉴스

생전의 프리랜서 기자 폴리 (AP=연합뉴스) 이라크의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반군 '이슬람국가'(IS)가 참수 장면을 19일(현지시간) 공개한, 미국인 프리랜서 제임스 폴리 기자. 미 보스턴 소재 인터넷매체 글로벌포스트의 2011년 4월 영상에서 캡처한 사진으로, 폴리가 리비아 벵가지 취재 당시 모습이다. 리비아 전쟁을 취재해 오던 폴리는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항하는 반란을 취재해 글로벌포스트와 AFP통신 등에 기고했으며, 5년가량 활동하다 2012년 11월 시리아 북부 이드리브에서 실종됐다. bulls@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하기 전 미국에 몸값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정부의 '몸값 무대응 원칙'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IS는 최근까지 폴리의 석방 대가로 수백만 달러를 요구했지만 미국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고 폴리의 유족 대표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폴리가 기고했던 매체 글로벌포스트의 필립 발보니 대표의 말을 인용, IS가 폴리의 몸값으로 1억유로(미화 1천325만달러·한화 1천357억원)를 가족과 글로벌포스트에 요구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테러단체에 인질 몸값을 주면 민간인 납치가 반복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몸값 요구에 대응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폴리가 IS에 의해 참수됐고 현재 붙잡힌 미국인 인질이 더 있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가 이같은 원칙을 고수하는 것은 예민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정책대로라면 납치된 미국인들이 풀려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인질 중에는 도망치거나 특수작전을 통해 구출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대다수는 무기한 인질 상태로 있거나 살해될 위험성에 노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IS는 또다른 납치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를 폴리 다음 희생자로 지목하며 미국 정부를 협박하고 있다. IS는 현재 최소한 3명의 미국인을 인질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올해 초 납치범들의 몸값 요구에 응하지 않게 하는 내용의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지만 일부 국가는 자국민 구출을 위해 몸값을 지불하고 있다.

프랑스나 스페인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자국민이 테러단체에 납치되면 석방 협상을 통해 몸값을 지불하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올해 석방된 프랑스 국민 4명과 스페인 국민 3명도 이런 방식으로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일부 유럽 국가가 몸값으로 내는 돈은 고스란히 테러단체의 자금줄이 되면서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다. 알카에다와 그 연계조직은 지난 5년간 인질 석방 협상을 통해 최소 1억2천500만 달러(약 1천280억원)를 벌어들였다고 '더타임스'는 분석했다.

탈레반에 납치된 경험이 있는 로이터 통신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로드는 나라별로 불균등한 몸값 정책이 폴리의 희생을 불러온 것일 수 있다면서 "몸값 정책은 반드시 음지에서 나와 공개석상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IS에 납치됐다가 올해 4월 석방된 프랑스 기자 디디에 프랑수아와 니콜라 에냉은 폴리와 함께 억류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들은 폴리와 달리 프랑스 정부가 몸값을 지급해 풀려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프랑수아는 지난해 10월부터 석방 직전까지 폴리와 함께 있었다면서 "그는 언제나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모두를 위해 식량을 요구하는 멋진 사람이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에냉은 폴리가 미국인이고 동생이 미 공군이라는 점 때문에 유독 학대를 당했다며 "그는 정말 용감한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gatsby@yna.co.kr,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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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느끼는 폴리 기자 부모 (AP=연합뉴스) 이라크의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반군 '이슬람국가'(IS)가 참수 장면을 전날 공개한, 제임스 폴리 기자의 부친 존 폴리(왼쪽)와 모친 다이앤이 20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로체스터 자택 밖에서 기자회견중 흐느끼고 있다. bul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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