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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YO 한 글자로 소통 ‘끝’… 140자 트위터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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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만에 만든 ‘멍청한 앱’ 전세계서 선풍적 인기

모든 상황에서 ‘YO’… 중독성 강해, 전문가 “마케팅 활용방안 무궁무진”

[동아일보]
동아일보

“지금까지 본 앱 중 가장 멍청하고 바보 같지만 중독성은 최고다”

‘YO(요)’라는 이름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이 화제다. 이 앱의 기능은 상대방에게 “요”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전부다. 다른 메시지는 보낼 수 없다. 결국 “요”라고 메시지가 오면 “요”라고밖에 보내지 못한다. “요”는 우리말로 하면 “야” “어이” 정도다. 카카오톡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에 흔히 있는 이모티콘이나 스티커 기능도 없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리트윗’ ‘좋아요’ 등도 없다. 상대방이 무슨 의미로 “요”라고 말 걸었는지조차 설명하지 않는다. 역대 최고로 ‘극단적인 단순함’을 갖춘 앱이다.

○ 4개월 만에 기업 가치가 1000만 달러까지 치솟아

요는 4월 1일 애플의 오픈마켓 앱스토어를 통해 처음 출시됐다. 당시 애플 측은 “서비스 내용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등록을 거부할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요는 특별한 사용법 안내서가 없다. 스마트폰에 앱을 깔면 ‘사용방법을 알고 싶으면 클릭하세요’라는 버튼이 나온다. 이후 내용은 “친구에게 ‘좋은 아침’이라고 인사하고 싶다면 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너 생각하고 있어’라고 하고 싶다면 요” “일어났어? 묻고 싶다면 요”가 전부다. 그 뒤 전화번호를 등록하고 사용하면 된다.

일부는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앱’이라 평하지만 사용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불과 100일 사이 요는 다운로드 횟수만 약 200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실사용자만 5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Tencent·중국어 騰訊·텅쉰) 등에서 150만 달러(약 15억3000만 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기업가치평가만 1000만 달러에 이른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리콘밸리의 여느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보다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다.

○ “단순함이 주는 쾌감이 가장 큰 매력”

이 앱을 개발한 이스라엘 개발자 오르 아르벨 씨는 “요를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8시간 남짓”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요가 이토록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단순함이 주는 쾌감이 소비자의 호응을 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 양창준 창업지원팀장은 “요 인기의 핵심은 단순하고 직관적인 서비스라는 것”이라며 “상당수 사용자들이 수많은 기능들을 갖추고 유용함을 강조하는 앱들로부터 피로감을 느꼈고 요는 이를 해소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들은 요가 빠른 시간 안에 트위터 등과 같은 SNS 서비스의 성공을 넘어설 것이라 평가하며 “부실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기능이 단순한 ‘요’의 성공비결은 차별화된 재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요가 ‘알림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요라는 알림 방식이 다양한 마케팅 및 사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5월 열린 ‘요 해커톤(YO Hackathon)’을 통해 짐작이 가능하다. ‘해커톤’이란 ‘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로 평소 생각하던 아이디어를 정해진 시간 동안 소프트웨어로 만들어내는 대회다. 수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모여 요의 활용방안 등의 아이디어를 겨룬 이 자리에서 ‘평소 즐겨 찾는 빵집에서 빵을 만든 직후’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노래가 나올 때’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 오전 7시’ 등에 “요”라는 알림을 주는 서비스 등이 소개됐다.

요는 2014 브라질 월드컵 기간 등록한 팀이 골을 넣을 때마다 자동으로 ‘요’라는 알림을 보내기도 했다. 또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미사일 발사를 알리는 경보 시스템으로 요를 채택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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