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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제1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독 이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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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최철한 九단 / 黑 미위팅 九단

조선일보

〈제10보〉(97~110)=최철한은 '독사' 외에 '올인보이'란 별명도 갖고 있다. 이것도 반드시 끝을 보고야 마는 그의 공격 본능에서 유래했다. 이 바둑에선 모처럼 공격 아닌 타개작전을 세웠나 싶더니, 여기서부터 본연의 '공격 본능'이 부활하기 시작한다. 레이더망에 걸린 목표물은 우하귀에서 좌상귀까지 대각선으로 판을 가로지른 거대한 흑 대마. 문제는 타이밍이다.

흑은 마음이 급하다. 97 이하 100까지 기본 정석 후 101에 걸쳐 좌변에 최대한 꿈을 심어가려 할 때, 최철한이 102로 묘한 곳을 제쳐갔다. 형태상 파호(破戶)의 급소인 동시에 일종의 협상안이다. 참고 1도나 2도처럼 굴복하라는 것. 이것이면 흑 대마는 안정되지만, 백의 외벽이 이처럼 강화되면 좌상귀에 걸쳐온 흑 101은 고사(枯死)를 각오해야 한다.

불리한 흑이 고분고분 백의 주문을 따를 리 없다. 즉각 103으로 반발하자 백도 104로 끊어 마침내 날카로운 독 이빨[毒牙]을 드러냈다. 109로 뚫려 백도 공격이 실패하면 큰 낭패일 텐데 최철한의 손길은 확신에 차 있다. 110까지 일사천리. 여기서 흑의 응수는 '가'일까, '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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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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