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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123정 해경, "선내 다수 승객있다" 듣고도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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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광주지법, 제10회 공판기일

(광주=뉴스1) 김호 기자 = 세월호 첫 구조정인 123정 승선 해경이 현장 도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선내에 다수의 승객들이 머무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보고를 하지 않는 등 우왕좌왕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의 초기 구조 부실은 잇따라 증인으로 출석한 123정 정장과 승조원들, 구조헬기 기장과 항공구조사들 스스로의 증언으로 속속 확인됐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20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준석(68) 선장과 선원 등 15명에 대한 제10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전남 목포해양경찰서 123정 해경 이모(36) 경사는 "현장 도착 직후 선원이나 승객들로부터 '세월호 선내에 승객들이 대기방송에 따라 다수 대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가"라는 검사의 물음에 "초기는 아니지만 (현장 도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들었다"고 했다.

검사의 "승객들이 선내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떤 조치를 취했는가"라는 물음에는 "조타실에 보고하지 못했다. (선장과 선원을 포함한 초기 구조) 인원을 구조하고 익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했기 때문이다"고 답변했다.

이 경사의 증언은 결국 세월호 선내에 다수의 승객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조타실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으며 일부 승객들을 구하던 중 시간이 흘러 선박이 침몰하게 됐다는 것이다. 수백명의 승객을 구할 골든타임을 날려버린 것이다.

이 경사는 "(선내에 다수의 승객이 있었던 사실을 들었다면) 즉시 퇴선을 위한 방송이나 선내진입을 시도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검사의 물음에 "그런 조치들이 있었어야 한다"며 부실구조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이후 선내진입이 혼자서는 쉽지 않았더라도 동료들과 도왔다면 가능하지 않았나"라는 물음에는 "장비가 준비되지 않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정확히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책임을 피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3등 항해사 자격증을 갖고 있기도 한 이 경사는 현장 도착 후 선내진입이 아닌 세월호 구명뗏목을 터뜨리는 것에 집중한 이유에 대해서는 "승객들이 구조세력(해경)이 오는 것을 알았는지 선박에서 빠져나오길래 구명뗏목을 이용해 구조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증인으로 출석한 123정 의경처럼 구조정이 세월호에 두번째 접안해 선실 유리창을 깨고 승객들을 구조할 당시 도왔던 선원이 2명 정도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사는 이 선원들이 신분을 밝히지 않고 승객들보다 먼저 세월호를 빠져나온 점, 구조작업에 일부 가담하면서도 선내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점 등을 강조하며 사실상 큰 의미가 없는 행동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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